해남동초등학교(교장 김천옥‧사진)의 교사와 학생들이 다문화교육에 대한 내용을 담은 영화를 제작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남동초는 다문화교육 중점학교로 전라남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3개월에 걸쳐 진행된 ‘다문화 영화 제작은’ 교사와 학생 총 75명 정도의 인원이 참여한 대규모 협동작품이다.

지난해 10월 시나리오 작성부터 시작하여 12월 말까지 촬영과 편집을 마무리 했으며 시연회를 마쳤다.

영화는 ‘선물(부제: 우리 엄마는 베트남 사람)’이란 제목의 국제결혼을 통해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을 온 엄마가 아빠와 3남매와 생활을 하면서 겪은 일을 그린 50분짜리 영상이다.

시나리오는 6학년 명지수 학생과 김명수 교사가 함께 작성하였으며, 배우로는 최웅규 교사 , 전영현 학생 등이 참여했다. 그 외에 음악감독 및 카메라감독까지 해남동초 가족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영화에서 3남매의 첫째 역(役)을 맡은 박은빈 학생은 “영화를 찍으며 다문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피부 색깔과 말이 다른 나라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는 누구나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배웠다”고 말했다.

막내역의 김지수 학생은 “영화를 촬영하면서 배우들이 얼마나 힘든지 체험할 수 있었다”며 “1시간 찍어서 영화는 겨우 1분 상영되는 등 그 전엔 배우가 멋지고 화려한 직업인 줄 알았는데 쉬운 일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영화는 개학 후 전교생에게 방영되면서 학생들이 평소 보지 못했던 선생님 모습과 친구들 모습에 놀라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학생들은 “다음에 영화를 또 찍는다면 꼭 자신을 출연 시켜 달라”고 캐스팅 요청을 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김천옥 교장은 “해남동초에는 젊은 교사들이 많아서 항상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이번 영화 제작을 통해 학생과 교사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다문화가정의 학생 ‘우리도 똑같아요’

해남동초등학교에는 다문화 가정 학생이 약 30명 정도다. 이 학생들은 아버지가 일본, 중국, 베트남 등의 국적을 가진 어머니와 결혼하여 다문화가정을 이루어 살고 있다.

김명수 다문화담당 교사는 “요즘은 교육청의 지원이 좋아 다문화 학생이라고 하여 공부를 못하거나 가정교육이 부족한 경우가 거의 없다”며 “워낙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이 많아져서 우리들에게 깊숙이 들어와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화의 추세를 본다면 ‘다문화 가정’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문화가정의 학생들을 바라보는 편견과 사회 인식 개선이 미흡한 실정이다.

김 교사는 ‘다문화’라는 말 자체가 이미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 같다고 말하며 ‘우리와 다르다, 다문화 학생이니 우리가 더 챙겨줘야지’라는 생각이 오히려 그 학생들을 괴롭히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설령 좋은 의도로 시작했더라도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책 한권을 더 사주고, 영화관에 데려가고 하는 것이 그 학생들에게는 ‘일반 학생과 우리를 다르게 대하는 구나’, ‘우리와 일반 학생들 사이에 선을 긋는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야 말로 학생들에게 큰 상처를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으로 다문화 학생수는 67,086명으로 전체 학생 6,333,617명의 1.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보다 21.6%인 1만 2,026명이 급속히 증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