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가득 학생들 틈 사이로 붕어빵과 오뎅 등 겨울간식들로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는 학교가 있다. 김제 금구초‧중학교(교장 김판용‧사진)는 지난 19일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전라북도교육청의 어깨동무 사업 예산을 지원받아 ‘행복한 포장마차’를 열었다.

김 교장은 “밋밋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단 하루라도 신나고 재미있는 학교, 그래서 학교 오는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며 ‘행복한 포장마차’의 포부를 밝혔다.

학교 안에서 이런 ‘행복한 포장마차’가 열리자 학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전 교생에게 미리 1인 6장의 쿠폰을 제공하고, 꼭 친구와 함께 와야만 간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붕어빵 3장, 어묵, 떡볶이, 닭꼬치 한 장씩으로, 친구끼리 기호에 맞는 음식을 찾아 먹을 수 있도록 쿠폰을 교환하는 학생도 있었다. 심지어 어떤 학생들은 친구에게 쿠폰을 나눠주기도 하였다.

김진화 학부모 회장을 중심으로 학생들 위해 재료를 엄선했기 때문에 맛 또한 일품이다.

이날은 특별히 저학년, 고학년, 중학생으로 포장마차 이용시간을 블록화 했고, 전교생 쉬는 시간을 10분씩 늘리면서 수업시간을 줄였다. 쉬는 시간마다 몰려오는 학생들로 포장마차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중학교 2학년 이수현 학생은 “학교에서 이런 포장마차가 열려 느낌이 새롭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거리가 생겨서 즐겁다”고 말하며 좋아했다.

초등학생들의 인기메뉴는 ‘붕어빵’이었다. 학생들은 작은 손으로 붕어빵을 호호 불어가며 친구와 함께 나눠먹는 모습이 훈훈한 풍경을 자아냈다. 교사들은 추운 날씨 탓인지 국물 있는 오뎅을 즐겼다. 하지만 특정 간식이 일시에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발생하여 배급에 곤란을 겪기도 했지만 학부모 봉사자들의 분산으로 질서유지도 완벽했다. 쿠폰으로 음식의 수요를 예측 했던 터라 음식이 모자랄 일도 단연 없었다.

실제 15명 정도의 학부모들이 참여하여 직접 음식을 만드는데 참여했다. 김 교장은 학부모 중 일부는 솜사탕기계와 팝콘기계까지 사비로 가져오겠다고 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열의가 가득했다고 말하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말릴 수밖에 없어 마음만 받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행복한 포장마차’ 옆에는 친구에게 쓰는 쪽지를 써 포스트잇으로 붙이는 공간을 마련이 마련되었다. 누가 나한테 어떤 쪽지를 보냈는지 궁금하여 찾아보는 학생들 보였고, 학부모들은 그 모습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행사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간식을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른데, 이렇게 친구들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니 정말 예쁘다”며 “이런 프로그램이 생겨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행복한 포장마차가’ 학생들 기억 속에 친구들과 함께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며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이 학교는 4개 팀으로 나눠 ‘금구 G리그’라는 축구 리그전도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구초‧중학교는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 있는 학교로 학교 안에는 노거수 느티나무와 500년 된 느티나무와, 400년 된 회화나무가 있다. 이는 일반학교에서는 누릴 수 없는 자연이라는 큰 자산이다. 또한 도시와 인접해 있으면서 자체의 학교 문화를 지켜나가려는 노력과 지역사회의 관심도 뜨거웠다.

한편, 김 교장은 지난 9월 금구초중학교에 부임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겨울 방학에는 학생들과 산사에서 밤샘독서를 해보고 싶다”고 덧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