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월곡초등학교(교장 정영호‧사진)는 지난달 27일 탈북학생들과 월곡초 학생을 대상으로 대구 달성군 하빈면에 위치한 ‘육신사’를 방문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월곡초는 올해 교육부 지정 탈북학생 연구 시범학교로 선정되어, 남·북한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려 한민족으로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육신사 인성체험’은 대구교육청과 육신사보존회와의 협력 사업으로 탈북학생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소개하고자 실시되었다.

이날 프로그램에는 월곡초있는 탈북학생을 포함하여 탈북학생과 친한 남한 학생 등 약 40명의 학생들이 참가하였다. 육신사는 대구 달성군 하빈면 묘리에 있는 사당으로 조선 세조 때의 사육신 박팽년, 성삼문 등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른 아침 학교에서 육신사로 출발한 학생들은 도착하자마자 기념관 관람과 함께 입교식을 치렀다. 입교식에는 유복과 유건을 착용해야 하는데 당시 학생들은 처음 입어보는 옷에 호 기심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도 강사의 도움으로 학생들은 힘겹게 유복과 유건 착용을 마치고 사당으로 올랐다. 예를 갖추는 것임을 알았는지 학생들의 발걸음 속에는 묵직한 무엇과 경건함이 가득했다.

이경숙 인솔교사는 “도포를 갖춰 입고 맞아주는 진행자 강사님들 덕분에 학생들의 태도가 매우 의젓하고 차분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제 예를 갖추었으니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충의 정신을 알기위해 교재로 공부를 마치고, 전통놀이인 투호와 예전 선비들의 생활을 경험해보았다. O‧X퀴즈는 눈높이 맞춤 학습활동으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육신사는 외부인에게 공개되는 공간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날은 월곡초 학생들을 위해 육신사 보존회 소속의 문화유산해설사가 직접 공개제한 공간까지 견학시켜주며 남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었다. 학생들도 귀한 경험이란 걸 아는지 질서 있게 참여하는 모습은 조선시대 선비와 견줄 정도였다.

탈북 가정 출신의 한 학생은 “TV에서만 보던 옷을 직접 입으니 신기하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기분이었다”며 즐거워했다.

이날 ‘육신사 인성체험’은 태고정, 도곡재, 충효당 등 육신사 주변 탐방을 끝으로 퇴소식과 함께 마무리 되었다.

정 교장은 이번 육신사 체험은 “탈북학생의 적응교육이나 진로교육에 있어서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은 필수 요소”라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탈북학생 교육이 이루어져야 이 학생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육신사 체험이 탈북학생에게 우리문화를 쉽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어 매우 기쁘다”는 소감을 전하며 “탈북이라는 이유만으로 위축되고 소외받는 학생들을 위해 앞으로 더욱 남‧북한 학생들이 하나가 되는 프로그램과 교육을 위해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월곡초는 탈북학생을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으며, 학교 자체 프로그램도 열심히 개발 중에 있다. 지금도 탈북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기획하고 외부기관과 연계를 통해 교육활동에 참가하는 교장과 교사들에게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