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대회를 하더라도 할아버지, 부모님, 학생 3대가 함께하는 등 체험활동이나 교내활동을 하면서도 어르신들과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효 교육을 통해 인성교육에 한걸음 다가간 학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효 체험 중심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인천화도초등학교(교장 오장석·사진)는 지난달 28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노인의 일상생활을 체험해보는 ‘노인 생애 체험’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학생들이 노인의 입장이 되어 노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 약 2시간 동안 체험복 입어보기 및 앉는 자세 체험, 휠체어 및 경사로 체험, 시청각 및 촉각 체험 등 ‘미리 체험해보는 80세’의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의 몸에 80세 노인의 체력적 한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체험복과 도구를 장착하자 지금껏 에너지 넘치던 학생들은 걷지도 앉지도 못할 정도로 온 몸이 무거워지고 둔해졌다.

이어진 시각체험에서는 노인 대부분이 걸리는 질환으로 알려진 백내장, 녹내장 체험을 할 수 있는 안경을 착용하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시야가 너무 좁아져 신문을 읽으려니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았고, 가위로 색종이 오려붙이기를 하려니 평소에 식은 죽 먹기였던 가위질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휠체어 체험에서는 휠체어를 직접 타보고 지팡이로 움직여 보면서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동과 움직임의 어려움을 느껴보았다. 평소 느릿한 발걸음으로 뒤따라오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를 재촉하던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도 했다.

촉각체험에서는 손가락을 압박해 손이 저리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촉각 저하 장갑을 끼운 손으로 종이접기를 해보면서 막연히 미루어 짐작만 할 수 있었던 노인들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노인생애체험을 마친 허효찬(6학년) 학생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왜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실까, 왜 자꾸 우리들한테 이것저것 가져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실까 투정만 부렸다. 체험복을 입는 순간 ‘아이고~’소리가 절로 나오고, 내 맘대로 움직일 수 없는 몸을 느끼면서 집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노인공경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화도초는 또 독서행사 활동과 효를 연결지어 ‘효 가족 신문 만들기’, ‘효 독서퀴즈 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효 가족신문 만들기’는 효와 관련된 주제로 신문을 구성하는 것으로 가족 모두가 협동해 가족 간의 따뜻한 이야기나 감동적인 사연, 시, 산문, 수기 등 ‘우리가족의 효 이야기’를 꾸미는 것이다.

‘효 독서퀴즈 대회’는 학년별로 도서를 선정해 부모님이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정성과 은혜가 얼마나 큰지, 형제간의 우애가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님을 위한 자식 된 도리는 무엇인지 등 여러 가지 효의 의미를 찾아보는 독후활동이다.

특히 화도초 학생들은 웃어른을 공경하고 마을 어르신들께 효행을 실천하자는 의미로 매년 두 차례 노인정을 방문해 ‘효행 한마당’ 행사를 펼치고 있다.

이밖에 효교육 확산을 위해 효행의 날을 운영하고 있으며, 효행일기 쓰기, 효위인 학습 등 학생들의 효행의식을 일깨우는데 노력하고 있다.

오장석 교장은 “효 중심 교육활동 뿐 아니라 전교생 95명이 아침에 등교하면 강당 겸 체육관으로 쓰는 공간에 모여서 줄넘기, 훌라후프, 제기차기 등 20분 정도 어울려서 함께 노는 시간이 있다”면서 “이 같은 작은 활동이 모여 인성교육은 물론 학교폭력 예방도 많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장은 “건강한 뿌리, 건강한 정신, 건강한 교육이 이루어져 참교육이 실현될 수 있도록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협력해 인성교육, 효교육, 예절교육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