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비바람이 부는 오후, 인천에 있는 부광중학교(교장 류기관·사진)를 찾았다.

이날 학교에서는 교육복지우선사업으로 행복한 자아 찾기 ‘나는 독서왕’ 프로그램을 열었다. 1부, 2부로 나누어 진행됐고, 1부는 북아트 “카드지갑 만들기”, 2부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책을 읽고 감상문 쓰기 활동을 펼쳤다.

이 프로그램은 책을 가까이 함으로써 책이 주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하고 학부모와 함께 책읽기를 하며 학생들 스스로 꿈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2년 전에 이 학교에 부임한 류기관 교장은 이 학교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이 학교는 편부, 편모 가정이 많고, 환경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들이 많은 학교다.

류 교장은 이 학교의 특징을 “유리창이 깨지지 않는 학교”라고 했다.

내부적으로 함께 생활할수록 이유 없이 거칠게 반항하지 않고, 선생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순수하게 스폰지처럼 받아들이고 따라오는 학생들이 무엇보다 가장 큰 보람이고 복이라고 했다.

산업전선으로 나가야 하는 부모님의 빈자리를 대신해 정부에서 지원해준 복지 예산으로 학교에서는 뮤지컬도 관람하고 고궁이나 스키장 등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일 년에 한 번씩 문학기행도 마련하여 부모님과 함께 작가의 생애와 마을을 둘러보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따뜻한 사랑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시도한 ‘독서왕 프로그램’은 학생들만 참여하는 카드지갑 만들기에 이어, 오후에는 부모님과 함께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쓴 후, 시상식으로 마무리 한 보람 있는 행사였다. 아이들이 만든 카드지갑을 보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을 한껏 발휘하고 표현하는 것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

이 행사에 참여한 유소영 학생 어머니는 “학부모 독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부광중학교 교육 복지에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주어 늘 참여하는데 이번에는 북아트 만들기를 통해 실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자녀와 함께 만들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기쁘다. 또한 독서활동을 통해 소감도 발표하고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에 꼭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마치고 나서 돌아오는 길에 박 교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학생들이 부모님과의 사이가 더 가까워지고 대화가 시작되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을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교육복지에서 체계적인 사업의 일환으로 많은 행사에 참여하여, 즐거움을 얻고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도 많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한, 이 학교는 사격부가 큰 자랑거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장미 선수가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학교를 나설 때 밝고 예의바른 학생들을 마주치면서 류 교장의 말대로 이 학교만의 장점인 학생들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