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독서습관이 평생을 간다~” 가을이 되면서 책과 관련된 행사가 많지만 유독 이목을 집중시킨 학교가 있다.

정문 앞 안양천이 흐르는 안양 안일초등학교(교장 조경열·사진)는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 독서 작품 전시회, 독서방법을 알리는 복화술 공연, 작가와의 대화, 학년별 동화를 주제로 한 연극공연, 부스별 독서체험활동 등 “다독다독 책세상~ 너랑 나랑 함께 가자!”를 주제로 독서축제를 진행했다.

안일초는 교육 실습 학교 운영, 체험 중심 영어교육, 지역민과 함께하는 어린이 도서관 운영, 창의적 영재 교육, 과학축제, 안양천을 활용한 생태 체험 프로그램은 물론 가족과 함께 마라톤까지 하는 체육대회 등 특색 있는 학교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서축제’. 교사,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민까지 참여하는 전통 있는 이 행사는 올해 7회째를 맞았다.

“고전 속으로 여행을 떠나요” “책속에서 받은 감동 나만의 시화로” “모자이크로 떠나는 동화여행” 등 학교 중앙현관에 들어서자 각 학년별로 책과 관련된 미술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동화책 속 캐릭터 등을 여러 가지 기법으로 표현하고 글로만 만나는 딱딱한 책이 아니라 엄마와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든 작품들이 수준급이었다.

조경열 교장은 “독서축제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어떻게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면서 “해를 거듭하고 선생님들과 의논해가며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가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재미있고 내실 있는 축제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극, 뮤지컬을 하는 독서공연은 학년이 150명 정도 되는데 오디션을 통해 30~40명을 뽑는다. 아이들 자부심이 크고 재미있고 수준 있게 한다”면서 “맞벌이 부모와 학원 등으로 바쁜 학생들이 부모와 대화할 시간도 없는데 작품을 가족과 함께 만들고 행사에 참여하니 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아한다”고 말했다.

♦작품 통해 가족과 더 가까이

독서축제 첫날은 전교생을 대상으로 독후 가족작품 만들기 대회를 시작으로 메이킹 북 만들기, 책표지 꾸미기, 동화 속 장면 만들기 작품을 학급에서 만든 후 우수작품을 선정해 본교 중앙현관에서 학년별로 결과물을 전시·관람했다.

둘째 날에는 ‘책돌이의 좋은 책 이야기’라는 주제로 복화술 강사초청 공연이 체육관에서 진행됐으며 시청각실에서는 안산 덕성초등학교 류근원 교장선생님(동화작가, 눈자니 마을의 동화 저자)을 초청, 강연과 함께 작가와의 사인회를 가졌다. 류 작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에로 캐릭터로 출연해 책을 읽는 방법과 생활 속에서 글을 쓰는 방법 등 친구들에게 즐거운 글쓰기의 동기유발을 심어줬다. 또 작가의 책에 한 친구 한 친구마다 기억에 남는 한 줄의 글을 적어주고 강연료는 작가의 책으로 모두 기증해 학부모에게 훈훈한 미담을 남겼다.

♦연극, 뮤지컬로 연기력과 노래실력 발산

마지막 날에는 전교생과 학부모가 독서행사 기념식을 가진 후 1,2부로 나뉘어 1,2,3학년과 4,5,6학년이 서로 교체하면서 연극, 뮤지컬 공연을 선보였다.

각 학년에서 오디션을 보고 뽑힌 친구들이 그간 갈고닦은 연기력과 노래실력을 뽐내는 등 안일친구들의 끼를 발산하는 날이었다.

이와 함께 운동장에서 가진 부스별 체험활동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호응도가 높았다. 문화원에서 실버 자원봉사자를 활용해 체험부스를 마련하면서 실버계층의 사회 참여를 유도하고 체험 부스에 참가하는 학생들에게도 단순히 우리 할머니가 아닌 일일 선생님으로서 체험과제를 듣고 함께 하는 활동에서 긍정적인 활동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옛날 책은 어떻게 만들었을까, 먹물의 향기, 알아보자 훈민정음, 이심전심 퀴즈쇼, 말뚝이 떡먹이기, 독서나무 감동 걸렸네 등 체험활동이 진행됐다. 각 체험부스와 도서바자회에는 학부모 8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전교생 및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우수도서 판매, 이벤트(솜사탕 만들어주기)를 마련해 자녀와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권선란 교감은 “학생, 학부모는 물론 지역주민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학교축제를 넘어 지역축제가 됐다”며 “앞으로 체험부스를 교실 안으로 가져오는 방향으로 보완, 발전시키는 등 의미 있는 축제로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경열 교장은 “책도 만화형식으로 짧게 나와 있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사용이 많아지면서 무조건 줄여서 쓰다 보니 요즘아이들은 글을 끝까지 읽지 않는다. 2~3줄만 넘어가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면서 “책을 읽고 연극까지 해야 하는 독서축제는 그런 부분에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학교에서는 독서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2월 안일초에서 교육활동을 마무리한다”면서 “퇴임 후에도 다듬어지고 보완해서 독서축제가 내실 있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사로 전통이 이어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