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길원초등학교의 운동회에서 학생들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요즘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9월 27일을 시작으로 서울지역의 각 학교가 가을운동회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전통방식으로 이루어진 운동회뿐만 아니라 새로운 활동을 결합하거나 특별 종목에 집중을 두는 운동회도 늘고 있는 추세다.
중랑구에 위치한 상봉초등학교(교장 김영식)는 지난 2일, 화창한 날씨 속에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통방식의 운동회를 진행했다.
상봉초의 운동회는 900여명의 학생들, 그리고 그와 비슷한 숫자의 어르신, 학부모, 교직원 등 지역사회의 일원이 함께하는 떠들썩한 동네잔치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개인경기인 장애물달리기, 100m 달리기와 함께 단체경기로 평소 열심히 준비한 소고춤, 꼭두각시 춤과 콩주머니 던지기 등의 활동을 하며 에너지를 발산했다.
지역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그저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닌 ‘아직도 청춘이다’라는 주제로 달리기를 하며 온몸으로 운동회를 느꼈다. 학교 구성원 또한 빠질 수 없었다. 학교운영위원회 등의 학부모 단체와 교직원이 함께하는 달리기를 하며 더욱 친숙함을 갖는 시간이었다.
상봉초는 2년에 한번 운동회를 진행한다. 운동회를 하지 않는 년도에는 그냥 지나가는 것이 아닌 학예회를 함으로써 학생들은 운동회에서 체능, 학예회에서는 예능을 1년마다 집중해서 즐길 수 있다.
성북구에 위치한 길원초등학교(교장 박윤문)는 전통 운동회 방식과 놀이마당이 결합한 운동회를 지난달 27일, 서울의 초등학교 중 처음으로 실시됐다.
길원초는 3년에 한번 씩 운동회가 열리고 있으며 전교생이 참여하며 올해는 ‘한마음 운동회’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운동장이 모든 학년을 한 번에 포용하기가 힘든 관계로 1ㆍ3ㆍ5학년과 2ㆍ4ㆍ6학년으로 나뉘어 진행했다.
1ㆍ3ㆍ5학년이 운동장을 사용할 때 2ㆍ4ㆍ6학년은 교실을 돌아다니며 놀이마당을 진행하는 형식이다. 움직임이 많은 100m 달리기, 줄다리기, 학년별 무용 등의 활동은 운동장에서 진행됐다. 놀이마당은 각각 학년별로 제기차기, 알까기 등의 프로그램을 교실을 이동하며 체험했다. 아이들은 줄다리기를 하며 힘을 쓸 때도, 달리기선 앞에서 신호음을 기다릴 때도 얼굴에서 웃음꽃이 떠날 줄 몰랐다.
동대문구의 정화여자중학교(교장 서연학)는 전 학년이 14학급 정도밖에 없는 소규모학교로써 소소한 재미와 편안분위기의 가을체육대회를 진행했다. 지난 1일 태양이 가득 내리쬔 학교운동장에서는 피구, 티볼, 발야구, 줄다리기, 계주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여학생들이여서 그런지 기발한 생각들과 재치로 각 반 일명 ‘반티’가 눈에 띄었다. 팜플랫과 응원현수막, 응원봉 등을 이용해 응원에 열중하는 모습이 체육대회에 분위기를 한층 높여주었다.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체육대회는 운동장과 실내체육관을 통해 예선전을 치룬 후, 오후에는 결승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우승상품으로는 문화상품권이 주어진다.
정화여중은 중간고사를 치룬지 얼마 되지 않아 이날 체육대회는 학생들의 에너지를 충전하고 스트레스를 풀어주기에 좋은 행사가 되었다.
한 여선생님은 ‘체육대회를 함으로 아이들이 공부 말고 이렇게 바깥 활동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좋다’며 ‘공부로 경쟁하는 시간이 아닌 학생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끄는 시간으로 단합하는 학생들을 보면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으로는 뿌듯하다’고 말했다.
여러 아이들의 의견은 각 학년마다 대답하는 부분이 달랐다. 1학년의 경우는 초등학교 때 부모님과 선생님의 통제 하에 즐기지 못했다. 하지만 중학교는 반티를 만들게 되어 좋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고학년일수록 반티에 대한 의견이 좋지 않았고, 협동심에 대한 친구들과의 애정이 있어 좋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학생들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이날 인기를 얻은 활동은 피구와 발야구였다. 반면 이젠 지겹다는 활동의 질문에는 줄다리기가 다수였다. 체육대회가 개선되어야 할 점으로는 많은 학생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재밌는 활동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학생이 심판을 하는 것도 재밌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올해 서울지역 가을운동회는 23개 학교가 실시하고, 11월 14일 성일중학교를 끝으로 마친다.
김선경.장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