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꼭 잡은 친구 손 절대 놓으면 안돼요, 먼 훗날 이 교육감 선생님이 두 손 잘 잡고 있었나 확인해 볼 거예요. 약속 지킬 수 있죠?” "예~" 하는 대답과 함께 학생들 사이에 까르르 웃음보가 터졌다.

16일 오전 11시 서울 양화초등학교(교장 임세훈) 2층 실습실. 꽃 분홍 앞치마를 두른 문용린 교육감이 20여명의 아이들과 도란도란 열심히 반죽을 하고 있다. 추석을 맞아 통합교육 현장을 찾은 문 교육감이 장애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세상에 단 한나뿐인 송편 만들기에 도전 한 것.


문교육감이 통합 학급 학생들과 송편 반죽을 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특수학급 학생들이 친구 10명을 초청, 송편을 만들어 보는 ‘파티쉐와 함께하는 친구 초청 요리 수업’ 행사다. 3년째 양화초에서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요리사관학교 서지현 교수가 직접 수업을 진행했다.

이 학교는 장애 학생이 함께 공부하고 싶은 일반 학생을 한달에 1명씩 초청, 함께 수업을 받도록 해 통합 교육 효과를 높이고 있다.

지적 장애를 겪고 있는 자녀를 둔 학부모 정 모씨는 “좋아 하는 친구 지연이(가명)와 수업하면서 학교 가는 것을 즐거워 하는등 사회성이 좋아지고 있다”며 기뻐했다. 그는 “교육감님이 특수교육에 대한 관심도 많고 애정을 갖고 계시다는 말을 듣고  아침 일찍 부터 봉사활동 하러 달려 왔다”고 말했다.

요리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문교육감과 임세훈 양화초교장(맨 왼쪽)과 유영숙 교감(맨 오른쪽)과 함께 사랑의 하트를 그리고 있다.

5학년 김현수 군(가명)은 “장애 때문에 고생하는 친구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통합학급 수업을 신청했다”며 “친구가 용기를 잃지 않고 씩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측도 만족도가 높다. “일반 학생들 사이에 통합교육 프로그램 인기가 높아 신청이 몰려들고 있다”는 유영숙 교감은 “이 때문에 학교폭력이 저절로 없어지는 등 교육효과를 톡톡히 실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세훈 교장은 "공존과 상생의 의미를 심어주는 ‘친구초청 요리수업’을 계기로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교육공동체의 소중함을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