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학생이 비장애 학생들과 함께 한 피를 말리는 치열한 대결에서 경기도 대표선수로 당당히 선발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경기도 평택시 에바다학교(교장 권오일. 사진)에 재학 중인 김창기(초6)군은 전국소년체전 경기도대표에 선발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김 군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경기도 안산감골시민홀에서 개최된 제45회 경기도교육감기 탁구대회 겸 제42회 전국소년체전 선발전에서 경기도 대표로 당당히 선발됐다.

에바다학교 권오일 교장은 “지적장애학생이 일반학교 소년체전에 대표로 선발된 것은 김 군이 처음이다”면서 “에바다학교에서는 작년 정혜민(청각장애)양에 이어 2년 연속 소년체전 경기도 대표선수를 배출하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설명했다.

김 군은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3학년 때 탁구를 하기 위해서 에바다학교로 전학을 했다. 지체장애인인 김 군의 아버지도 장애인탁구대회에 선수로 출전할 정도로 탁구를 좋아하는 탁구가족이다. 김 군의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탁구를 시키기로 마음먹고 체육명문 특수학교로 이름난 평택의 에바다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에바다학교로 전학하기 전 일반학교에 다닐 때는 매일 아침마다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했다. 학교에 가면 놀림 받고, 왕따 당하기 일쑤여서 아침마다 학교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김 군은 에바다학교에 전학 한 후부터 놀라울 정도로 밝아지고 매사에 자신감이 넘쳤다.

탁구라켓을 잡고 있을 동안에는 전혀 장애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쟤가 왜 장애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만큼 김 군에게 탁구는 행복과 즐거움 그 자체이다.

소년체전 대표선수 선발이 확정되자 김 군의 아버지는 권오일 교장의 손을 꼭 잡고 연신 눈물을 흘리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이어서 아들인 김 군을 끌어안고 “창기야, 고맙다.”라고 하며 자랑스럽게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어 이 모습을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서석하 전담코치와 함께 김 군을 지도한 이종순 코치도 김 군을 얼싸 안고 기쁨을 나눴다. 에바다학교 학생들의 롤 모델이자 에바다학교 졸업생인 이경훈 체육교사도 김 군에게 “수고했다. 정말 잘 했다. 창기가 자랑스럽다.”라고 수화로 칭찬을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이경훈 체육교사 역시 세계농아인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서석하, 이종순 코치와 함께 매일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특히 이경훈 체육교사는 제자이자 후배들인 선수들을 지도하며 세계제패의 꿈을 키워주고 있다.

권 교장은 “이 같은 결과는 탁구를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체계가 잘 잡혀있는 것도 있지만 부모님의 협조와 선생님들의 뜨거운 관심이 중요했다”면서 “선수하나하나 신경변화 부분까지 체크하면서 일주일에 한번 한자리에 모여 서로 원하는 게 뭔지 어려운 게 뭔지 탁구 지도자뿐 아니라 선생님들이 모두 멘토구성단으로 상담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도 중요하지만 외적 부분도 중요하다. 심리적 부분을 다른 선생님들이 신경써주고 가족 같은 분위기가 평소 밑바탕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훈련이 힘들다. 비장애인들도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들어 한다”면서 “특히 우리 아이들은 장애를 갖고 있고 약한데 불리한 조건에서도 꿋꿋이 잘 견뎌내 줘서 고맙다. 실제 일반학교 전국대회를 제패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하니까 될 때 까지 목표를 생각하면서 끝까지 해보자. 아이들에게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