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이 힘들어하고 아이들이 힘들어하면 뭐든 하기 힘듭니다. 생활에 스며들어 습관화하면 아이들이 잘 되는 거니까" 봉화초 김동춘 교장은 42년의 교직생활에 마침표를 찍으면서도 학교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서울 봉화초등학교(교장 김동춘·사진)는 등교시간에 교장 선생님과 운동장을 돌고, 봉화 가족사랑 대 운동회, '특색 있는 학급문화 만들기' 특색 교육 등을 통해 행복하면서도 사랑이 넘치는 학교를 만들어가고 있다.

봉화초는 규칙적인 운동이 학생들의 삶의 활력소가 되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7560+운동(7일 중 5일 이상, 하루 60분 이상 운동하기)을 추진하고 있다. 하루 6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추진하기 위해 아침 등교시간, 중간체조시간, 점심시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김동춘 교장은 “체육시간에 운동하는 것 말고는 시간 내서 하기 힘들어 등교시간에 나랑 같이 운동장을 돈다”면서 “교실에 들어가기 전에 2바퀴 이상 8시 10분부터 40분까지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빡빡한 교육일정과 협소한 운동장 사정 등으로 운동회가 소체육대회 형식으로 간소화되는 가운데 '봉화 가족사랑 대운동회'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김 교장은 체육활동을 통해 서로 어우러지고 협동하는 것 자체가 인성교육의 일환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봉화에서는 1학년부터 6학년 전체와 학부모들이 오전부터 오후 3시까지 대대적으로 행사를 진행, 인근 육군사관학교 군악대까지 동원돼 기념연주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꼭두각시’, ‘봉화스타일’, ‘아리랑 대한민국’ 등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완성도 높고 다양한 단체무용이 감동을 선사하면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까지 함께 뛰고 땀 흘리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특히 김 교장은 "각 학교마다 특색사업이 있는데 우리 학교만의 특색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하다 '특색 있는 학급문화 만들기'를 떠올렸다"며 학급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억지로 무엇을 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그의 철학. 그래서 생긴 것이 ‘1인 1재능 키우기’ 다. ‘1인 1재능 키우기’는 무엇을 해야 한다고 규정해 놓지 않는다. 아이들 각자가 피아노, 국악, 창, 독서 등 목표를 세워 3월에 계획서를 낸다. 그러면 학교는 분기별로 얼마나 달성을 했을까 점검하는 수준으로 체크만 해 준다. 목표를 채워가는 것은 스스로가 하고 가을이 되면 재능 발표회를 갖는다.

오는 28일 퇴임을 앞두고 마지막 까지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힌 김동춘 교장은 “유·초등학생과 40년을 살아온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이다음에 무엇이 될지 모르는 하얀 도화지 같은 아이들을 내가 가르치고 했다는 것이 지극히 보람이고 행복한 일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김 교장은 특히 “최근 교권추락, 학교폭력 등 초등학교라 심한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옛날과는 좀 다르다”면서 “그러나 아이들 교육은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르치는 것은 변함이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들을 가르치면서 죄를 지으면 안 된다. 열정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가르쳐야한다”면서 “힘들어도 후배들은 현명하게 잘 대처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애틋함을 전했다. 배원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