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국제교류를 이어온 학교가 있어 시선이 주목된다. 부산 배영초등학교(교장 이승희)는 일본과 부산을 오가며 우정을 쌓아왔다. 이처럼 초등학생들 간의 국제교류가 20년을 이어온 것은 부산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매운 드문 사례로 꼽힌다.

 가고시마국제공항 건설에 따라 공항 인근에 위치한 료냥소학교에서 김해국제공항 부근에 있는 학교를 교류 대상으로 물색하던 중 당시 배영초등학교와 동창회에서 이에 화답함으로써 어린이들의 만남이 오늘에 이르렀다.

 이승희 교장이 5년 전 부임한 이후로는 교류체제를 더욱 견고히 해 학생들 중 일부가 진행하던 교류를 전 교생으로 확대 한 점도 눈에 띈다. 부산 강서구청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의 교류 비용을 전체 학교가 부담하며 조손 가정등 집안 형편으로인해 홈스테이를 진행하기 어려웠던 학생들을 고려해 일본 학생들의 방문시 일정을 청학동, 영주 선비촌으로 조정했다.

 특히, 지난 24일에는 배영초 3학년 이상 전교생(44명)은 한·일 어린이 문화 교류 20주년을 맞아 교류 활동과 연주여행을 겸하여 일본을 방문했다.

 이 학생들은 매년 키리시마시에 있는 학생들과 상호 방문하여 친구로 지내 왔으며, 6학년은 일본 어린이들과 스무번째 교류 활동을 하고, 3～5학년은 수학여행 중 현지에서 6학년과 만나 그곳 시민들에게 우리 전통음악을 소개해 의미 있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농악 공연에서는 키리시마시 시장이 “미조베 공민관 건립 이후 가장 훌륭한 공연이었다”며 극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교류에 어려움이 따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간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나 역사교과서 왜곡 등의 정치적 문제로 여러 차례 중단 위기가 있었지만 어린이들의 교류만은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내왕하는 시기를 조정하는 등 학교와 동창회의 노력이 잇따랐다.

배영초는 이러한 국제교류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년 2회, 교류에서 얻은 생각과 느낌으로 문집을 엮어 추억을 담아내게 하는 점도 이 학교의 특색사업이다. 그간 교류에 참가한 연 인원은 약 600명 정도 되며, 어린이들이 자라 이제는 상대국으로 유학을 할 만큼 배영초의 문화 교류는 결실의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의 설명이다.

 배영초등학교는 문광부 산하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매년 1억 원의 문화예술교육비를 지원 받는 ‘예술꽃 씨앗학교’이자 시 지정 무형문화재 전수학교로서 우리 풍물과 연극, 문화예술 공연관람, 전통무용, 도자벽화 제작, 외발자전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뿐만 아니라 농악은 19년째 학교의 전통으로 육성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5월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여 제1회 세계문화예술교육 주간 유네스코 본부 행사에 초청되어 95개국 800 여 명의 문화사절단 앞에서 모듬북과 풍물놀이를 공연한 바 있다.

이승희 교장은 “교류 초, 일본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 자체가 말만 국제화가 아니라 의식의 국제화, 생활화된 국제화를 받아들였다고 본다. 1년에 한번 만나지만 메일을 통해서 수시로 어린이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번역 프로그램을 활용하기 때문에 언어의 장도 없고 5학년 부터는 일본어 교육도 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교류 경험을 매년 문집으로 발표하고 있고 서로 방문하면서 추억만든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