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생활과학고(교장 곽호종)는 도내 최초로 보건간호과를 운영하는 공립고등학교로, 인구소멸 지역 소외계층 학생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직업교육과 지역 발전을 위한 교육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학교는 도내 특성화고 가운데 우수사례로 꼽히며, 지역사회와 소규모 병원의 간호조무 업무에 적합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건간호과는 학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지난달 11~12일 보건간호과 학생 43명은 1박 2일 동안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수십 년간 한센병 환자를 돌본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나눔 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질 높은 교육과정으로 전국 최고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공동체 일원 중 하나인 이선미 교사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1. 안녕하세요, 본교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원생활과학고등학교는 “아름다움과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교육철학으로, “밝은 생각, 넓은 마음, 아름다운 실천”을 교훈으로 내세우며 강원도를 대표하는 보건간호과, 미용예술과 특성화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010년 도내 최초로 보건간호과를 신설한 학교는 기숙사 운영을 바탕으로 전국 단위 학생을 모집하고 있고, 매년 간호조무사 시험 100% 합격이라는 기록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보건간호과는 간호조무사 및 병원코디네이터 등 보건 관련 자격 취득을 목표로 운영되고 있으며 졸업 후에는 의료기관 취업뿐만 아니라 공무원, 의무부사관, 간호학과 대학 진학 등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어 학생·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습니다. “보건간호과는 현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많다 보니 취업과 관련 대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항상 열려 있는 학과”라는 점도 학교의 강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참여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우리 학교가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올해 4월, 전남 고흥군청 주민복지과에서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발송한 홍보 공문이었습니다. 간호 봉사 중심의 프로그램이라는 점이 보건간호과 교육 취지와 정확히 맞아떨어졌고, 학교는 즉시 신청서를 제출해 참여 학교로 선정되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마리안느와 마가렛 두 간호사의 삶은 간호직의 가치, 생명존중, 나눔의 의미를 가장 강렬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며 “학생들이 교과서가 아닌 실제 공간에서 그 의미를 느끼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 프로그램 일정이 어땠으며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프로그램은 고흥군청 주민복지과와 마리안느 마가렛 나눔 연수원이 공동 주관해 진행되었습니다. 첫날 학생들은 연수원에서 두 간호사가 소록도에서 평생을 헌신하며 환자를 돌본 기록을 들으며 보건의료 종사자로서의 소명의식과 자긍심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둘째 날에는 소록도를 방문해 바닷가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하고, 한센병 환자들이 생활하던 공간과 두 간호사가 실제로 환자를 간호했던 장소를 둘러보며 깊은 울림을 받았습니다. 한 1학년 학생은 “교과서 속 이야기라 생각했던 한센병 환우의 삶을 보니, 간호사라는 직업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돌보는 일임을 느꼈어요”고 말해 뭉클했습니다. 이어진 강연에서는 완치 후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는 주민이 한센병에 대한 편견과 치료 과정의 고통, 격리 시절의 기억을 진솔하게 들려주어 학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강연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그가 직접 겪은 상처와 극복의 서사가 진심을 담아 전달되면서 학생들의 마음을 깊이 울렸습니다. 학생들은 “교과서로만 알던 한센병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으로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그분의 진심 담긴 목소리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힘들게 지내왔는지 느껴졌다”며 깊이 공감했고, 그의 강연이 끝나고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센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을 돌아보고, 의료인의 역할이 치료를 넘어 삶을 지지하는 일임을 깨닫는 뜻깊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4. 봉사활동 이후 학생들의 변화와 교육적 의미가 궁금합니다.

봉사활동을 다녀온 학생들은 생명에 대한 존중, 나눔의 의미, 타인을 향한 배려 등 보건간호과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들을 몸소 느꼈으며 전남 고흥이 강원도에서 너무 멀어 힘들었지만, 학교에서 왜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 알겠다며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좋아했습니다.

보건간호과 교사로서 그런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단순히 ‘좋은 경험이었다’가 아니라, 학생들의 눈빛 자체가 달라졌음을 느꼈고, 앞으로 어떤 보건직종에 종사하더라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을 힘을 얻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보건간호과과 지향하는 교육 방향과도 동일한 가치로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직업교육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번 봉사활동 참여는 생명에 대한 존중과 나눔의 참뜻을 몸소 느끼게 되는 뜻깊은 시간으로, 보건간호과의 교육과정을 보다 실천적으로 확장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5. 앞으로의 계획과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배움을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소록도 봉사활동 역시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체험학습 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자격 취득과 취업뿐 아니라, 보건 의료인의 핵심 가치인 생명 존중과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교육 활동을 지속해 ‘생각이 아닌 실천하는 보건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는 교육과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곽효종 교장선생님은 “보건간호과 학생들은 미래의 예비 보건·의료 종사자로서 사회에 필요한 소중한 인재들”이라며, “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계속 지원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진설명(위)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나눔 봉사 프로그램 입소식 모습, 강원생활과학고 곽호종 교장선생님(오른쪽 네 번째)과 보건교육과 학생들이 플랜카드를 들고 있다.

▲사진(가운데)
한센병 완치한 지역사회 주민의 특강을 듣는 학생들

▲사진(아래)
마음잇기 활동을 하는 보건교육과 학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