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봉주 충북제천중 교장. 충북제천중 제공.

충북 제천중학교는 조봉주 교장선생님(사진)과 박범식 담당 선생님의 지휘 아래, 독도 동아리를 결성하여, 학생들에게 독도에 대해서 가르치고, 역사 인식을 함양하는 아주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독도의용수비대 분과 인연이 닿아 이들을 뵙고자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동아리원들이 울릉도와 독도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 독도 동아리를 이끌고 계시는 박범식 담당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며 얻어갔던 것들, 앞으로의 꿈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1. 인터뷰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충북 제천중에 대해서 연혁 등을,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학교는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된 직후인 1946년에 ‘제천중학교’로 설립 인가를 받았고, 1951년에 학제 변경으로 제천중·제천고로 분리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13만여 명 인구 규모의 중소도시에서 현재까지 2만 8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명실상부한 지역의 명문 중학교로서 올해 개교 75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현재 제35대 조봉주 교장 선생님과 60여 명이 넘는 교직원, 그리고 470명의 학생들과 함께 ‘화(和)’를 교훈(校訓)으로 삼아 ‘꿈꾸는 교실! 신나는 학생! 행복한 학교’를 교육의 목표로, ‘자기주도적인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 교양 있는 사람’을 육성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호 존중과 배려, 소통, 화합을 지향하는 학교 문화를 통해 저마다의 빛깔로 함께 성장하는 학교가 될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충청북도교육청 다차원 학생 성장 플랫폼인 ‘다채움’ 선도학교 운영을 통하여 학생 개별 맞춤형 디지털 교육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는 학교 공간재구조화 사업으로 기존의 획일화된 교실에서 탈피하여 미래 교육 환경에 맞는 AI/SW융합 건물을 신축할 예정으로, 디지털 기반 에듀테크를 활용한 미래형 교수학습 환경이 조성될 예정입니다.

2. 제천이면 한반도에서 서쪽이라 독도와 거리가 먼 데도 불구하고 ‘독도의용수비대 제천중 중대본부’가 창설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충북 제천은 구한말 항일 의병의 근거지로써 국가 누란의 위기가 처했을 때 목숨 바쳐 의병을 일으켰던 곳입니다. 제천 의병의 굳센 항일 정신은 독립군에게로 계승되어 민족 해방과 대한민국 건국에 이바지하였고 매년 10월에 제천의병제가 열리기도 하며, 우리 학교의 도로명 주소도 ‘의병대로’입니다. 또한 제천은 기미년 3월 1일 독립선언문 낭독 이후 1919년 4월 17일부터 3일간 천여 명의 시위 군중들이 장터에 모여 4·17독립만세운동을 벌인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4·17제천독립만세운동 기념식에 민족 대표 33인의 복장을 하고 참석하여 시가 행진을 하며 조국 독립에 헌신했던 애국지사들의 넋을 기리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국토 주권 수호의 의병 정신이 깃든 고장에서, 학생들에게 선열들의 숭고한 의병 정신과 나라 사랑의 얼을 이어 주고자 ‘독도의용수비대 제천중 중대본부’라는 동아리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동아리는 독도의용수비대의 희생과 업적을 기리며,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인재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난 7월 11일부터 13일까지 2박 3일간 동아리 학생 15명 및 인솔교원 3명 등 총 18명이 울릉도·독도를 탐방하게 되었습니다.

3. 실제 울릉도, 독도 답사가 이루어지기 전 어떠한 교육들이 이루어지는지, 또 이와 연계하여 앞으로 어떤 활동들이 이루어질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탐방에 앞서 사전교육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애정을 가질 수 있으며, 사랑하는 만큼 지키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동아리 학생들은 3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사전 탐구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울릉도와 독도의 기본 현황에서부터 역사, 지리적 환경, 산업을 비롯한 주민 생활과 문화, 생태 환경의 특징, 지하자원 및 관광자원,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분석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울릉도와 독도를 총망라한 분야에 대한 탐구학습을 통해 그 결과를 70여 페이지에 걸친 사전 탐구 자료로 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학교의 중앙 현관에는 울릉군청에서 제공하는 LIVE독도 실시간 CCTV영상을 대형 모니터로 매일 송출하고 있어 학생들과 교직원들로 하여금 독도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아리 활동으로 무궁화, 태극기, 독도 강치, 한반도 등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스트링아트, 한지공예, 퍼즐 만들기 등의 활동을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이번 독도 탐방에 앞서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 중 생존 대원 박영희 여사님(92세)의 포항 자택을 직접 방문하여 여사님의 당시 증언을 듣고 면담하는 기회를 갖음으로써 독도의용수비대의 숭고한 의병 정신을 계승하는 산 교육의 장으로 삼았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온 후에는 학생들과 함께 독도 수호를 주제로 단편 영상을 만들어 볼 계획입니다. 이미 각본, 출연, 촬영, 분장, 편집 등의 역할 분담을 마치고 들떠 있는 학생들이 또 어떤 멋진 활동을 이어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또한, 여러 교과의 선생님들과 협력하여 범교과 독도 교육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며,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독도 바로 알기 대회, 전시 및 상영 등 독도의 날 기념행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번 독도 탐방에 참여한 학생 전원에게는 울릉군의 협조를 받아 ‘울릉군 독도 명예주민증’발급 및 수여식을 하고, 나라 사랑 독도 수호에 앞장서는 계기로 삼을 계획입니다.

4. 독도의용수비대 분의 도움을 받으셨다고 하는데, 독도의용수비대에 대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독도의용수비대는 故홍순칠 대장을 필두로 1953년부터 1956년 까지 독도를 수호한 의병을 말합니다. 대한민국 국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하여 용감히 싸우다가 부상을 입고 명예 제대한 뒤 다시 독도를 수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수비대를 조직한 울릉도 주민으로서 33명의 의용수비대원이 결성한 단체입니다.

당시 독도의용수비대가 일본의 독도 불법 침입을 저지하지 못했다면 우리나라가 지금처럼 독도에 대한 고유한 영토 주권을 온전하게 행사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에 독도의용수비대 지원법이 제정되었고 2008년에는 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가 공식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에서는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매년 25여 개의 협력 학교를 선정하여 동아리 활동 및 독도 탐방을 위한 예산과 교육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는 독도 교육 활성화와 독도의용수비대의 의병 정신 계승을 위한 체계적 교육 실천으로 협력 학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탐방에 앞서 우리 학교 동아리와 면담을 허락해 주신 독도의용수비대 생존 대원 박영희(92세) 여사님은 청력은 다소 떨어지시기는 했지만 아주 강건하고 꼿꼿한 용모를 유지한 채 학생들을 반갑게 맞아 주었고 미리 장만해 놓으신 간식거리를 챙겨주기도 했습니다. 박 여사의 다소 들뜬 듯한 음성 속에서도 또렷하고 꼿꼿한 의병의 기상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모진 기간 독도를 지켜오신 기개와 풍모가 충분히 전달돼 학생들로부터 감동의 박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5. 참가자들의 독도 방문 소감이 궁금합니다.

이번 울릉도·독도 탐방에 참여 한 학생들의 소감문 중 일부 내용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동안 울릉도와 독도는 그저 멀리 떨어져 있는 섬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울릉도와 독도에 대해 공부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들어갈 수 있다.’는 독도에 도착해서 선착장에 발을 내딛는데 가슴이 뭉클해지고 웅장한 독도의 모습을 보니 감탄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독도의 땅을 직접 밟고 있으니, 이곳이 우리나라 영토라는 것이 신기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울릉도와 독도를 탐방하면서 해외의 어떤 유명한 관광지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경과 에메랄드빛 바다색, 그리고 괭이갈매기를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왜 이곳을 과거에 ‘무릉도’라고 불렀는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독도에 들어오기 전 TV에서만 보던 독도의용수비대 생존 대원 박영희 여사님을 직접 만나 뵙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박영희 여사님이 겪으신 당시의 상황과 심정을 직접 듣고 나서 아름다운 독도를 두 눈으로 보니, 왜 독도를 목숨걸고 지키려고 했는지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독도에 가면 풀 한 포기도 소중히 여기라’는 박영희 여사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사소한 작은 바위섬 하나까지도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독도경비대원분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이 섬을 지키려고 희생하고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우리 땅을 지킨 진정한 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도는 살면서 단 한 번이라도 꼭 와봐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편안하고 아름다운 기억의 한 조각이 되었습니다. 또 깊은 애국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6. 전국의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하자면?

한 민족이 공유하는 민족정신은 그 민족의 역사를 지배한다고 합니다. 일제강점기와 분단의 역사를 딛고 미래의 통일한국을 이끌어 갈 수 있는 민족정신을 지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우리 학교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글을 읽어 주신 교육관계자 여러분 및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며, 의병의 고장, 청풍명월의 고장 충북 제천시에도 많이 놀러 오시고, 제천의 명문 제천중학교에 관심을 갖고 인터뷰해 주신 주간교육신문사에 감사드립니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가르침으로 전국의 모든 학생들, 학부모, 선생님들이 모두 함께 성장할 것입니다. 모두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사진(위) . 제천중학교 학생들이 독도의용수비대 생존대원 박영희 여사(92세)님의 자택을 방문하여 면담하고 있다. 충북제천중 제공
▼사진(아래).  제천중 ‘독도의용수비대 제천중 중대본부’ 학생들이 독도에 상륙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충북제천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