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대학들이 정시전형에서도 학교폭력 징계 이력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달 말 발표 예정인 교육부의 학폭 근절대책을 앞두고 고려대·연세대뿐만 아니라 건국대·국민대·중앙대·한양대 등 주요 사립대학들이 먼저 입시정책에 반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최근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경우 심각한 학폭에도 불구, 서울대 정시 수능 100% 전형에 합격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자인 정 변호사의 아들은 ‘학내외 징계 여부 등을 감점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서울대의 2020학년도 정시모집요강에도 불구, 수능성적이 합격점을 초과하면서 무난히 입학했다. 반면 피해 학생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등 학업에 열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이달 말 학폭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해당 대책에는 학폭 징계 기록의 정시 반영, 피해자 보호 대책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이달 초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학교폭력과 관계된 내용을 입시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학폭 조치 사항을 대입전형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22일 “정시전형에도 학폭 이력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며 “다만 입시에서 어떤 식으로 불이익을 줄 것인가는 현재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학폭 반영이 확정되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입학전형 변동 사항을 보고할 예정이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지속적으로 인권을 침해하거나 피해 학생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준 심각한 학폭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정시 수능전형에서 합격점을 충족하더라도 결격사유를 적용해 합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고려대에 서울 주요 대학들도 학폭 정시반영 문제를 심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국민대, 중앙대, 한양대 등은 이미 정시에 학폭 징계기록을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도 교육부의 학폭 근절대책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의 학폭 징계 수위는 경중에 따라 1~9호로 분류되며, 강제 전학과 퇴학은 각각 8호와 9호로 가장 강력한 처분이다.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받은 징계가 8단계인 강제 전학이다.
교육부의 대책 발표와 대학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향후 학폭 징계 여부가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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