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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수
목포정명여자고등학교 교장

올해로 개교 120주년을 맞은 목포정명여자고등학교(교장 고철수·사진)는, 1903년 미국 남장로교 유진 벨(Eugene Bell, 한국명 배유지) 선교사에 의해, 여성의 교육에 대해 무지했던 당시의 시대상을 극복하기 위해 여성 근대교육을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로,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건학이념 아래, 지나간 역사 동안 나라의 근대사를 함께 하며, 곧고 밝은(正明) 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나라의 고통을 함께 하다

동교는 1919년 3·1운동의 항일정신을 이어, 1919년 4월 8일 모든 교직원과 학생이 목포 4·8만세 운동을 시작해 시민들이 동참하도록 이끌었으며, 1921년 목포만세사건을 주도하고, 1929년에는 목포 학생독립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강한 민족의식으로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저항운동을 지속하였고, 1937년 9월 6일,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자진 폐교했다.

조국의 독립과 더불어 10년 만에 다시 학교를 연 목포정명여고의 항일운동과 신사참배 거부의 역사는 학생들에게 커다란 긍지가 되었다.

▲ 목포정명여고 학생들은 매년 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를 가진다. 작년 4월 열린 기념식 장면.

특히 1983년에는 학교의 오랜 석조건물인 유애나관을 보수하던 중, 뜻밖의 유물이 발견됐다.(‘유애나’는 1911년부터 1919년까지 학교의 5대 교장을 역임한 존 S. 니스벳의 한국식 이름이다) 기미년 만세운동 당시 사용됐던 독립선언서와, 이에 앞서 일본에서 발표됐던 2·8 독립선언서, 학생들과 시민들에게 보내는 격문, 해방의 의지를 담은 독립가, 그리고 비밀 지하신문 등의 문서들로, 일제의 눈을 피해 숨겨둔 만세운동 관련 유물들이 70여 년 만에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소중한 유품들은 천안 독립 기념관과 정명여고 100주년 기념관에 나뉘어 전시되었으며, 정명여고 학생들은 매년 4월 당시의 만세운동을 재현하며 목포 시내를 행진하는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가진다.

바다환경보호 및 업사이클링 활동

동교 학생들은 ‘바다를 지키는 작은 행동, 큰 변화’라는 주제로 반년에 걸쳐 해양환경 보호와 자원재활용 활동을 했다.

7월부터 ‘내가 그린(Green) 친환경 방학 생활, 해양 쓰레기를 줄여봐요!’를 주제로 시작한 이 활동은 한여름 뜨거운 뙤약볕 아래에서 학생들이 직접 바닷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수거하며 해양오염 실태를 직시하고, 8월에는 ‘쓰레기는 줄이고, 가치는 더하는 업사이클링’이라는 주제로 아트 프로젝트를 실시해 학생들이 생태계와의 조화의 중요성을 깨닫게 했다.

▲ 목포정명여고 학생들은 지난 12월 24일, 반년에 걸쳐 진행한 해양환경 보호 프로그램, ‘바다를 지키는 작은 행동, 큰 변화’를 마무리했다.

미술 동아리(아티올로지, 지도교사 유지수)와 지리 동아리(E.G.G, 지도교사 서정훈)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지리 교과에서 해양 쓰레기가 모이기 쉬운 지리적 조건을 학습하고, 미술 교과에서 업사이클링(가치를 더하는 자원재활용) 활동을 통해 창의성을 키우는 기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해양폐기물의 분포실태를 조사하고 직접 수거했으며, 그 물품들을 이용해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마케팅하는 방법을 찾아, 환경 보호 및 지역 홍보 상품을 제작하고, 12월 24일 목포 평화광장에서, 프로그램의 마지막 활동인 플리마켓 행사를 진행해 제작한 상품을 판매하고,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금(700,000원) 전액을 목포환경운동연합에 전달하며, 지속적인 환경운동이 이루어질 것을 부탁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환경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굳건한 애향심을 토대로 세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임을 되새겼다. 활동을 지도한 이티올로지 유지수 지도교사와 E.G.G. 서정훈 지도교사는, “무엇보다 열심히 활동에 참여해준 우리 목포정명여고 학생들이 자랑스럽다. 또한 우리의 노력에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신 교직원, 학부모, 지역사회 주민들께 감사하다. 우리의 작은 행동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지도하겠다”며, 학생들을 자랑스러워했다.

고철수 목포정명여고 교장 또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학생들이 해양 쓰레기로 인한 목포의 환경 문제를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탐구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매우 기쁘다. 앞으로도 관련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학생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주시민으로서 자라날 수 있도록 교육적 기회 확대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 지난 9월 24~25일 양일간 국립호남생물자원관에서 열린 전남과학축전에 참가해 과학체험부스를 운영했다.

함께하는 세상,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이번 플리마켓 및 기부금 전달 행사는 고철수 교장의 교육철학이 반영된 행사이기도 하다. 고 교장은 평소 “함께하는 세상, 미래를 준비하는 교육”을 강조해왔다. 이런 측면에서 특히,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향하는 환경 교육의 중요성을 앞세워, 학교의 지리적 특성을 감안한 해양환경 보호활동을 추천하는 등,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과 교사들을 독려했다.

사람을 존중하는 인간적인 삶을 강조하며, ‘너와 나는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으로 인간과 환경 문제를 본질적으로 통찰하며 살아가는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런 맥락에서 환경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고철수 교장은, “어제의 활동 결과가 오늘이며 오늘의 결과는 내일 나타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내일이 어떻게 될지는 오늘의 내 행동에서 비롯된다며, “목표가 뚜렷하면 지금 당장 내가 할 일도 뚜렷해진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분명하면 그 끝엔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개인적인 성공과 성취는 모두 이렇게 이루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