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명섭

인덕과학기술고등학교 교장

서울 노원구 인덕과학기술고등학교(교장 이명섭·사진)는 학교 설립 초기부터 봉사정신과 창조정신을 갖춘 국가 발전을 주도할 지도자를 기르자는 이념으로 달려왔다. 단순히 사회적 변화에 편승하여 수시로 학교체제를 변화하기보다 오히려 국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데 목표를 두고 건축·토목·기계 등 기초산업분야의 교육과정을 뚝심 있게 연구해 왔다. 그 결과 작금에는 공기업과 대기업 취업은 물론 대학 진학률도 크게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특성화고로 자리 잡고 있다. 해마다 ‘하늘에 별따기’라는 기능대회에서도 매년 수상자들을 쏟아내며 명성을 떨치고 있는데, 이명섭 교장은 자신도 전공심화동아리반 지도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하여 전국기능대회까지 참가한 경험이 있다면서 “결국 기능경기대회를 통해 학교 전반의 교육과정을 인정받게 되는 것이고, 그 학교의 우수성과 특성을 보여주게 됩니다. 서울 북부지역에만도 특성화고가 10여 개나 됩니다.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역사가 오래돼도 퇴보할 수밖에 없지요. 인덕의 경쟁력은 열정적인 교사들과 성실한 학생들입니다. 공휴일에도 구슬땀 흘려서 얻은 학생들의 결과가 자랑스럽습니다”고 소감을 전했다.

▲ 올해 서울특별시 기능 경기대회에서 건축·미장부문에서 금·은상을, 그래픽디자인에서 은· 우수상을 석권한 동교 학생들

수십 년 기능 전문인이 기술 전수하는 뉴마이스터고

동교는 1963년 은봉 박인덕 여사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나를 바쳐 남을 섬기자’라는 기독정신을 바탕으로 전인교육을 통해 성실한 기능인을 육성하겠다는 신념으로 설립했다. ‘손과 머리로 무(無)에서 유(有)로’라는 교훈답게 창조하고 스스로 개척하라는 정신을 강조해왔다. 동교는 독수리의 훈육 방식으로 기능 교과과정 특성상 매섭게 교육하고, 학생들은 이에 보답하듯 강한 기개로 인내하며 독수리 날개를 키우듯 자신들의 역량을 키웠다. “열심히 한 만큼 나오는 것 같습니다. 성과가 좋게 나와서 뿌듯하죠. 앞으로 세계대회에서 금메달 수상이 목표입니다. 선배들과 선생님들이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도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하고 있는 동교 실내건축과 졸업생 윤재성의 말이다.

▲ 계선, 두양건축등 인테리어계 대기업들에서도 건축과 학생들의 뛰어난 기량과 성실성을 인정했다.

경희대, 건국대, 한국항공대 등 서울권 주요대학에도 높은 진학률을 보이는 동교 실내건축과는 2020년 건설 뉴마이스터 양성 훈련과정의 타일 목공 직종 대표학교로 지정된 이후 수십 년 경력을 가진 기능 전문인들이 학교로 찾아와 학생들에게 직접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이는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도제시스템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제도는 전문인들에게 3개월간 직접 실무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관련 분야에 바로 취업하는 제도로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또 이 학생들은 국제기능올림픽 등에 국가대표로 참가하여 미장 및 타일 부문에서도 높은 기량을 인정받아 메달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인재임을 증명하고 있다. 동교의 이같은 교육시스템은 서울 시내에서 독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학생들은 건축인테리어 분야의 대기업인 계선, 두양건축 등에 취업하고 있는데 보통은 입사 후 2년이 지나야 정규직 채용이 가능하지만 동교 학생들은 1년 만에 정규직으로 채용될 정도로 우수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이 과정은 매년 10명씩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들은 마칠 때까지 중도 탈락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매우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74대 액정타블렛, 14대 3D프린터 등 최신장비 실습실 갖춰

동교에서 캐릭터디자인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실시되는 커뮤니케이션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 참가하여 해마다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면서 6년 연속 우수디자인학교로 선정되는 등 4년 연속 서울시 대표로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해 메달을 따고 있다.

▲ 방과 후에도 디자인 실습실에서 콘셉트 설정, 시나리오·콘티 작성 등 웹툰과 캐릭터 제작을 이어가는 학생들.

동교 캐릭터디자인과 학생들은 입학할 때부터 공모전 준비를 각오하기 때문에 실습실 역시도 원활한 실습을 위해 한 대에 백만원 한다는 타블렛이 74대, 3D프린터가 14대나 된다. 대학 진학 역시 디자인 계열이나 게임 콘텐츠, 만화 콘텐츠 등 다양한 학과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가고 있으며 후회 없는 진로 선택을 위해 캐릭터 디자인 분야를 브랜드, 만화, 게임 및 제품으로 특화시켜 교육과정을 구성했다는 것이 캐릭터디자인과의 가장 큰 장점이다.

동교 정욱채 교감은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는 기초산업인력이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도 이미 우수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 기술인력의 관리와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인 시스템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고졸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과 고졸 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직업계교 육성정책의 부재 등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학교 차원의 교육과정 연구에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전문기능인도 체육인처럼 특별전형이나 가산점 줘야

그럼에도 창의적이고 융합할 수 있는 인재를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만들고 싶은 동교의 바람은 변함이 없다. 동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숙련된 기능인으로서 인정받도록 혼신을 다해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스마트기계과, 도시공간건설과, 미래자동차과 등에서 다양한 산업인재들을 기업과 연결하여 현장 전문 기술인으로 배출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국방부 승인 군특성화반을 운영하고 있는데 참가 학생들은 졸업 후 부사관으로 임관하여 경력도 쌓고 진학 및 취업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기능대회 준비 기간에는 명절과 공휴일도 반납하고 학생들의 실습을 지도하고 있다는 김영일 교사는 “학생들이 정규수업을 다 이수하고 방과후와 주말, 즉 6일을 학교에 나와 기능대회 준비를 해야 가능합니다. 예전에 기능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진학 시 가산점을 주던 제도가 축소되어 지금은 특별전형이나 가산점 등 혜택이 없어졌습니다. 전문기능인이 일반인과 같은 선에 서다 보니 진학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최소 전국대회나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는 특별전형의 기회를 주어, 뛰어난 두각을 나타낸 학생들이 더 큰 꿈을 실현하고 그 뛰어난 역량으로 사회에 보답할 것입니다”라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