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회인중, 지난해 회인파출소 협약 체결
교통 불편한 오지마을 학생들 하교문제 해결
오가는 길 대화하며 학생-경찰관 우정 돈독

방과후학교를 마치고 하교하는 학생들을 태운 순찰사가 어둠이 낮게 깔린 산골 외길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지역파출소가 매일 저녁 학생들의 하교를 책임진 지 올해로 2년. 학교와 지역파출소 간의 의미 있는 협약이 맺어낸 결실이다.

충북의 회인중학교(교장 정광모, 사진)는 지난해 3월 15일 회인파출소(소장 김석희)와 특별한 협약을 채결했다. 보은군 회인면에서 더 들어가야 하는 회인중에는 재학생 일부가 오지마을에서 통학을 하고 있어 이들의 하교문제가 교육활동을 진행하는 데 애로점이었다.

회인중은 방과후학교가 시행되면서 학생들의 하교시간이 늦어져 이들의 통학을 책임져야 했지만 예산과 인력의 어려움으로 돕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리고 있었다. 학생들의 통학문제로 고심하던 김동명 교장은 인근에 위치한 회인파출소와의 협약을 생각해내고 파출소 문을 두드렸다.

시골마을의 치안을 책임져온 회인파출소는 회인중의 제안을 적극 수용, 방과후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의 하교문제를 책임지겠다고 응답했다.

덕분에 야간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지난해부터 회인파출소 경찰의 도움을 받아 순찰차로 귀가하고 있다.

회인중 정광모 교장은 “전임 교장의 아이디어로 추진된 협약 덕분에 오지마을에서 통학하는 학생들도 방과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그 뜻을 잇고자 올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인중 연영숙 교무부장은 “그동안 야간 학습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하고 싶어도 교통문제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오지마을 학생들의 하교 문제가 해결되면서 학생들이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으로 하교문제가 해결되면서 맺어진 회인파출소와의 인연은 올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교육계를 강타한 학교폭력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학교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은 덕분에 학교폭력 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정 교장은 “학생과 경찰관이 대화할 기회가 많아진 덕분에 학교폭력을 미리 예방하는 효과를 톡톡히 얻고 있다”며 “학생들의 귀가를 안전하게 책임지고 학교폭력 사태로부터 불안을 해결해준 덕분에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방과후학교 후 늦은 시간에도 안전하게 귀가를 할 수 있도록 수고하시는 경찰관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