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소수연 교수


학교폭력, 왕따, 교권침해 등의 문제는 스트레스가 난무한 경쟁사회 속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풀어가야 할 숙제이다. 교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언제든 사이버 공간에 접속할 수 있는 시대, 이제는 물리적인 폭력에서 일명 ‘보이지 않는 폭력’이라 일컫는 사이버 폭력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학교폭력예방팀의 소수연 교수를 만났다. 소수연 교수는 “충동적이고 공감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학교폭력의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나만 힘들고, 모든 요인은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대개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로 인해 상대방이 얼마나 힘들어 할지에 대한 공감능력은 현저히 부족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중에 잘못을 깨닫게 되더라도, 멈추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저지르고 보는 특성”이라고 밝혔다.

소 교수는 “관련 조사와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의 학교폭력은 폭력적인 부모님이나 폭력에 관대한 특성을 가진 가정환경과 상관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면서 “이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 중 하나가 가해행동”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인한 ‘보이지 않는 폭력’이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폰 언어폭력은 대상도 없고 마구 혼란스러운 싸움을 만든다”면서 “사소한 말 한마디가 점점 더 큰일을 자꾸 벌어들이게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엔 미미하게 시작되지만 별 것도 아닌 일이 부작용을 낳고, 급기야는 상대방의 부모님을 욕하는 일까지 발생해 부모님들끼리 만나서 풀어야 했던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학교에서 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그런 아이들의 특징은 가해대상, 즉 더 약한 상대를 찾는 행동으로 드러난다”고 밝혔다.

폭력과 그에 따른 순환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가정’에서부터의 케어가 중요하지만, 학교와 사회에서 이를 바라보는 진정한 관심 또한 중요하다. 소 교수는 “최근 현장에서 학교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뿐 아니라 ‘방관자’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고 있다”면서 “‘방관자’에 해당하는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해결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요즘 시행되고 있는 ‘또래상담’이 효과적인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또래상담이란 비슷한 연령과 유사한 경험, 가치관 등을 가진 청소년들이 일정기간 교육을 받고 자신의 경험과 훈련을 바탕으로 또래친구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활동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또래상담 프로그램은 전국 초․중․고 5,217개 학교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77,233명의 또래상담자가 활동 중이다.

소수연 교수는 “아이들의 선도를 위해서는 매우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필요하고 초등학교 이전부터 시행될 상담과 정서순화 프로그램 등이 계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