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교육기관이 들어오면 경쟁력이 약한 우리 학교들이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과 정체성 상실 우려등 반대 목소리가 많지만 교육개방은 이제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생존전략이 됐습니다. 국수주의적 반대보다는 외국 교육기관을 어떻게 유치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가를 고민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난 7월 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국제교육분과 위원으로 위촉된 구자억박사(한국교육개발원)는 싱가포르 같은 나라는 활발한 교육개방을 통해 교육혁신으로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성과를 올렸다면서 우리도 교육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도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중국통 교육학자로 유명한 구 박사는 한국이 아시아 교육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국의 벽을 넘어서여 한다 면서 정부는 민간 차원의 활발한 교육교류를 통해 중국과 건설적 발전적 관계를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교육분야 국제협력의 현황은.

“한국은 국제화 수준이 낮은 편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어 쉽게 외국과 왕래할 수 없는 지리적 조건과 우리 국민이 가진 대외에 대한 보수적 성향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부터라도 학교교육에서 국제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른 나라의 역사, 사회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져야한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국제교류를 활성화 시키고 정부의 정책결정과정에서 해당지역에 능통한 전문가 활용이 확대되어야 한다. 예를들어 중국전문가가 아닌 사람들 중심으로 중국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지역전문가들을 해당지역 정책결정시 참여시키거나 공무원 인사시 해당지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관련 지역의 일을 하도록 해야 효율적인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

한국 학교들의 외국과의 국제교류수준은.

"한중일간 교육교류상황을 연구한적이 있는데, 대학은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었지만 초중등학교의 경우는 교류활동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1년 조사한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의 중국과의 교류학교수는 348개교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일본과의 교류학교도 308개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학교가 11,317개 정도이니 외국과의 교류가 얼마나 미미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교류확대도 중요하지만 교류내용의 내실화가 필요하다. 한 예로, 어떤 대학의 경우 중국대학과 교류하는데 교류대학이 1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어떻게 100개 대학과 내실있는 교류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따라서 앞으로는 교류확대만이 아니고, 교류의 내실화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국은 교육의 대외개방에 대해 소극적이란 지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외국교육기관이 들어오면 경쟁력이 약한 로컬학교들은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또 교육을 외국에 내주어 국가의 교육정체성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염려도 깔려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한국과 같이 무역으로 생존하는 국가에서 교육개방은 불가피하다. 한예로 싱가포르의 경우 1997년인가 외국교육기관유치정책인 글로벌 스쿨하우스전략을 펴기전까지 싱가포르의 교육수준은 글로벌수준에 한참 뒤쳐져있었다. 그러다가 외국교육기관이 들어오면서 싱가포르국립대학 등 싱가포르의 로컬대학 수준이 세계정산수준으로 급성장했다. 덩달아 싱가포르의 초중고등학교 교육수준도 높아졌다. 교육개방이 문제가 아니고, 어떤 전략으로 어떻게 외국교육기관을 유치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학생수감소로 지역대학이 위기다. 이때 대학개방을 통한 해결 방안은 없나.

"현재 한국에는.400여개의 대학이 있다. 이중 상당수가 지방대학이다. 2017년이 되면 대학모집인원보다 고교졸업자가 적어질 예정이다. 이럴 경우 최소한 100개 대학은 남아돈다는 얘기가 된다. 이럴 때 대학을 없애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저는 지방대학들이 외국의 유수한 교육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제3세계 국가의 유학생을 유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아시아나, 중동지역, 아프리카지역의 학생들이 한국에 와서 외국유수대학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한국은 아직 외국대학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은 특구에 한하여 들어올 수 있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물론 이렇게 제한하는 것도 타당한 이우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방대학은 학생충원이 안되어 고민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마구잡이로 유학생을 유치하여 대충가르치고 졸업시켜 한국교육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질보장을 위해서 유수한 외국대학과 공동학위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생도 유치하고, 대학의 재정난도 해소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 대해 많은 글을 쓰고 있던데.

"싱가포르는 이미 교육적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 있다. 싱가포르에 주목하는 이유는 교육측면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지 못한 면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이다. 사실 10여년전만해도 한국을 포함한 4개 국가가 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부각된 적이 있다. 이중에서 발군의 국가발전을 보이는 나라가 싱기포르이다. 한국은 여전히 중진국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싱가포르가 세계유례가 없는 고속성장을 하는 비결은 바로 교육이다. 교육혁신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는 이러한 싱가포르의 교육혁신 노력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고, 어떻게 국가발전과 연동되는지 알고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을 글로 발표하고 있다."

현재 한중교육교류협회 회장으로 있다. 또 중국에서 교육학박사학위를 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계획은.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이 중국을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그만큼 중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중국과의 관계정립에서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러나 민간차원의 역할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띠라서 우리 협회에서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교류활동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또 우리 협회는 교류활동만이 아니고, 양국에서 교류협력에 공헌이 있는 기관이나 개인을 선정해서 상을 줄 계획이다. 현재 한중교육교류협력대상을 금년에 추진할 계획으로 있다. 좀 더 발전한다면 이 협회와 함께 중국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는 중국종합연구소 나 중국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싶다."

앞으로 국제협력분야에서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는.

"우선은 한국이 아시아에 있으니, 중국, 일본과의 유대관계 형성이 중요하다. 힌중일은 뗄레야 뗄수없는 밀접한 관계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의 역사왜곡 등으로 동북아정세가 혼란스럽다. 이런 문제들의 해결이 쉽지는 않겠지만 꾸준한 교류를 통해서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리고 동남아연합도 중요하다고 본다. 동남아지역은 우리에게는 커다란 시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들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우리의 국익창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중동지역도 우리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지역이다. 작년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을 때 그곳에 한류열풍이 이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들은 우리의 상품 심지어는 한국사람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특히 그들은 석유고갈에 대비해서 인적자원양성의 필요성을 심각히 느끼고 있었고, 필요한 인적자원을 한국이 개발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들에 대한 체계적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그들이 필요로하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해준다면 이것은 양국 모두에 윈윈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