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리 사립유치원에 대한 강경대응을 하고 있는 가운데 유치원 온라인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하겠다는 유치원이 급증하고 있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입학신청·추첨·등록을 모두 온라인에서 할 수 있도록 도입된 시스템이다. 오프라인 추첨에 온 가족이 동원되는 불편을 덜고 학부모의 정보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국에서 시행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지난해 원아모집에서 국공립 유치원은 대부분 ‘처음학교로’를 이용한 반면 사립유치원은 2.8%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24일까지 사립유치원 613곳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전체 사립유치원의 15%를 차지했다. 개통 1주일 앞두고 이미 지난해의 4배를 넘어선 것이다.

서울에서는 사립유치원 650개 중 23.5%(153개원)가 ‘처음학교로’에 참여하기로 했다.

사립유치원은 2017학년도 17개(2.5%), 지난해 32개(4.8%)만 참여했었다.

사립유치원 사이에서는 불참 기류가 여전히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교육부와 시도교육청들이 참여를 늘리기 위해 강공책을 쓰고 있다. 불참유치원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1일 온라인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 ‘처음학교로’에 불참하는 사립유치원은 명단을 공개하고 내년도 우선 감사 대상으로 분류하겠다고 밝혔다. 학급운영비와 원장 인건비 등도 차등지원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처음학교로’에 불참하는 사립유치원에는 재정지원을 줄이고, 남는 재정을 처음학교로 참여 유치원에 나눠주겠다는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한 발 더 나가 처음학교로 참여 관련 조례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은 기간동안 참여 유치원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회계비리 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것이 유치원 참여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으면 ‘비리 유치원’이라는 인식을 학부모에게 줄 염려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대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이 시스템 적용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