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육감협의회가 물러나는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열겠다고 고집을 피우다가 끝내 무산됐다.

교육감협의회와 교육부는 지난 13일 당초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교육자치정책협의회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 등의 관계자가 모여 학교 자율화와 관련된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다. 김상곤 부총리와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공동 의장을 맡고, 5개 시·도 교육감이 참여한다.

교육자치정책협의회는 올 들어 지방선거 일정 때문에 열리지 않다가 이날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달 회의에서는 교육자치와 관련된 법령 제정 추진 현황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공동의장인 김상곤 부총리가 경질되고 유은혜 후보자가 차기 부총리로 내정됐다. 김상곤 부총리는 사실상 물러난 상태이고, 유은혜 후보자는 아직 내정자 신분이니 사실상 공백상태나 다름없었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차기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열자는 입장을 취했다. 그럼에도 교육감협회측은 융통성 없이 예정대로 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김상곤 부총리는 이날 협의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협의회도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그러자 교육자치정책협의회 공동 의장이기도 한 김 교육감은 발끈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성명을 내고 “교육부가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며 “교육자치정책협의회를 무력화하려는 기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그는 “교육자치정책협의회는 교육자치를 강화하고 학교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요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교육분야 협치의 상징 기구”라며 “예정된 회의를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일방적으로 취소한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교육자치정책협의회의 취지는 좋다. 그렇지만 부총리가 갑자기 바뀐 것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일까? 융통성이 부족한 것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