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청문회에서 유은혜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답변하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열렸다. 유은혜 후보자는 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상의 이점이 있다. 그럼에도 유 후보자는 야당 의원으로부터 몇 가지 문제에 대한 추궁을 받았고, 이를 해명하기에 바빴다.

첫째, 딸의 위장전입에 대한 공방이다. 유 후보자는 1996년 10월∼1997년 4월 유 후보자는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거주했다. 그렇지만 중구 정동의 성공회 사제 사택에 주소를 두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교육상 목적에 따른 것이었다는 것이 유 후보자의 해명이다. 딸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지 부동산 투기나 명문학군 진학을 위한 부정한 목적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유 후보자는 당시 딸이 덕수초교 병설유치원에 다녔고, 친구들과 같은 초등학교로 진학하게 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다른 직위도 아니고 바로 교육부장관 후보자라는 점 때문에 이같은 ‘해명’에 여전히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특히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유 후보자의 해명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둘째, 피감기관 소유 건물에 지역구 사무실을 임차해 사용했다거나 남편 회사 사내이사를 자신의 7급 비서로 채용해 국가공무원법의 겸직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도 추궁을 받았다.

셋째, 2016년 유 후보자가 발의했던 교육공무직법에 대한 논란도 되살아났다. 유 후보자는 “해당 법안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교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교육공무직‘이라는 별도의 직제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또 오해의 소지가 있어 2016년도에 이미 철회가 됐다는 설명이다.

넷째, 학생부교과전형을 다시 확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 후보자는 지난해 한 토론회 자료집에서 학생부교과전형 확대를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는 “대선을 앞두고 한 개인적 제안으로 정책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섯째,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 금지를 강행하려 할지도 모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문제는 이미 교육부가 정책숙려제로 국민 의견을 묻기로 했다. 그런데 유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금지 방침을 다시 밀어붙일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유 후보자는 이밖에 아들 병역면제에 대한 의혹에 직면해 있고, 정치자금 허위 기재 사실도 드러나 논란을 야기했다.

유 후보자는 2012~2015년 4년간의 정치자금 사용처를 선관위에 신고하면서 휴일인 토·일요일에 경기도 고양시 일산 지역구에서 모두 20차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고 적어냈다. 그런데 사실은 시·도의원들과의 정책간담회를 의원실 직원이 ‘기자간담회’로 잘못 기록했다는 지적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남편이 ‘짝퉁회사’ 대표로 송사에 휘말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김현아 의원(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유 후보자 남편 장모씨는 지난 8월 한 엔지니어링업체로부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과 상표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달 발표된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방안’의 향방도 주목할 만하다. 교육부 개편방안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모집) 비율을 30%로 늘리고 수능시험 과목 가운데 제2외국어와 한문 외의 나머지 과목은 현행대로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것이다. 정부가 복잡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결정장애’라는 등 비판이 거세게 제기돼 왔다.

수능시험 절대평가를 주장하는 진보교육단체들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 왔다. 보수단체들 역시 상반된 입장에서 김 부총리를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논란과 비판으로 말미암아 김 부총리는 자리를 잃게 됐다.

그렇지만 논란이 차츰 정리되는 국면에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물러나고 유은혜 후보자가 지명됐다. 이에 따라 유 후보자가 정식으로 임명된다면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좋은교사운동,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광주교사노동조합 등이 지난 15일 교육부 개편방안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이번 대입개편안이 학교혁신과 미래 교육 방향에 역행하는 ‘교육계 대참사’라고 주장하는 등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11월 3일까지 추석 연휴를 제외한 매주 토요일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유 후보자가 지명될 경우 이같은 일각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