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동작구에 위치한 상도유치원이 붕괴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상도유치원은 사고 이후 4일만인 지난 10일 무너진 부분에 대한 철거가 완료됐지만, 주변 주민과 학부모, 교원단체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교육청의 책임소재를 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2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는 “올 3월 공사 전부터 사고 발생 전날까지 서울상도유치원은 수차례 시설 안전 확인 및 시설 점검을 공식 요청했으나 묵살됐다”며 유감의 뜻과 함께 행정당국에 책임과 잘못을 명백히 규명할 것을 촉구했다.

교총과 유치원교원연합회는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동작구 관내 유일한 공립단설유치원이 지은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붕괴 위험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상도유치원의 사고는 예기치 못한 돌발사태로 인한 피해로 치부할 수 없는 분명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상도유치원 운영위원회 문건에는 유치원 건물의 안전진단을 위해 동작구청과 동작교육지원청에 예산 지원 등 대책을 요청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교육지원청 측은 “유치원측으로부터 접수된 예산지원요청이 없었다”고 답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의원이 확보한 유치원과 당국 간 공문 수·발신 내용 등에 따르면 동작관악교육지원청은 늦어도 4월 2일께는 인근 지역의 다세대주택 공사가 유치원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았지만 이렇다 할 조치는 없었다.

특히 유치원 안전진단 결과 이상징후가 발견되고 8월 22일과 이상징후가 심각해진 이달 4일 이후에도 원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등원했다.

자칫 유치원 원아들의 억울한 희생으로 이어질 뻔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에 대한 동작교육지원청 등의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총과 유치원교원연합회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전국의 모든 유치원을 포함한 교육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차후 정기적인 시설 점검과 함께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등 제도적 장치 마련과 관련 예산 확보에도 나설 것을 촉구했다.

상도유치원에 다니던 유아 12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유아 122명은 인근 초등학교 6개교실과 부속실 3개를 활용해 임시수용된 상태지만, 내년 2월말까지만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들 교원단체는 “상도유치원에 대한 시설 지원 및 유아 수용 등에 대한 분명한 해법이 제시되지 않으면 내년 2월 이후에는 신입 유아 수용은커녕 기존 유아들도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될 지경”이라며 “정부와 행정관청은 대체 시설 확보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