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돌봄공백 해소를 위해 초등학교 1~4학년의 하교시간을 오후 3시로 늦추는 ‘더 놀이학교’ 도입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당사자인 초등학생들과 교원단체들 모두가 비판하고 나섰다.

이창준 저출산위 기획조정관은 지난 27일 “학생 수 감소에 대응하고 경제력에 맞는 미래 초등교육 혁신을 준비해야 한다”며 그 대안으로 2024년부터 ‘더 놀이학교’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 놀이학교’는 쉬는 시간을 충분히 늘려 여유로운 시간표를 운영하면서 저학년과 고학년이 동시에 종료하는 학교다.

저출산위는 “더 놀이학교가 도입되면 하교 시간이 연장돼 아동의 돌봄 공백과 돌봄 목적의 사교육 참여를 구조적으로 축소할 수도 있고, 학교에선 상담과 보충지도 등 개별화된 교육이 이뤄지게 된다”며 2023년부터 시범운영을 할 계획이다.

서울교사노조는 같은날 성명을 통해 “교육부는 이에 대해 논의한 적도 동의한 적도 없다고 밝혔음에도 저출산위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저출산위 위원과 정책위원 29명 중 유초중고 교원대표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교사노조는 “강제로 아이들을 오후 3시까지 학교에 남겨두는 것은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육아 휴직, 연차, 휴가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법률적, 제도적, 사회문화적인 시스템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초등 1~4학년 절반 이상(78.3%)이 오후 3시 하교를 반대했다. 찬성은 10.5%에 그쳤다.

이어 아이들은 “어른들이 이기적이다”, “학교를 다니는 건 아이들이기 때문에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서울교사노조는 학교를 활용하는 저출산 문제 해결책으로 방과후학교 무상화와 돌봄교실을 확대 운영하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