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사이에 부문별 후속회담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남북한 사이의 화합을 모색하는 이같은 움직임이 교육계에도 조심스럽게 추진되고 있다. 교원단체와 각 시도교육청들이 잇따라 남북교류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북한과의 접촉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북한 조선교육문화일꾼직업동맹과의 회의를 위해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계획서를 접수했으며, 전남‧부산‧광주‧서울 등 각 시도교육청과 북한 교사와 학생 교류를 위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한국교총은 지난달 25일 북한 교직동에 남북교육자 대표회의를 제안하기 위해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계획서를 접수했다.

교총은 지난달 17일 ‘취임 2주년 및 민선교육감 3기 출범 정부 주요 교육정책 및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윤수 교총회장은 “10월 21일 한국교원대에서 개최되는 제49회 전국교육자료전에 북한 교직동 위원장을 포함한 교육대표자를 초청하고, 교총회장과 북한 교직동 위원장을 포함한 남북 교원 각 10여명으로 남북교육자 대표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교총은 통일부의 승인이 나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를 통해 북한 교직동에 서신을 전달할 계획이다. 교총은 “전달 시기는 통일부의 승인여부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대략 8월중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총은 북한 교직동의 참석이 이루어질 경우 교육자료전에 ▲남북 교육자료 비교 ▲남북 공통 교육자료 개발 등 교수-학습 및 교육활동 논의를 하며, 남북교육자 대표회의에서는 ▲남북교육 교류 및 교육협력 활동 활성화 방안 ▲북한 학생 지원 사업 ▲남북문화·역사·언어 등에 대한 공동학술대회 개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각 시‧도 교육청도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 남북 학생과 교사 교류를 위한 교육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4월 30일부터 남북교육교류기획단 출범 등 교육교류 준비에 가장 먼저 나섰다. 광주시교육청은 ‘남북교육교류기획단’을 구성해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기관 교류와 남북 수학여행을 포함한 남북 초·중·고등학생 학생교류를 준비하게 된다.

또 학교에서는 통일교육주간을 통해 ‘판문점 선언’ 계기교육과 평화교육을 실시한다. 평화통일교육은 범교과학습으로 전체 초‧중‧고에서 2시간 이상 필수로 진행한다. 또 통일 후 북에서 이사 올 학생들을 대비해 미리 광주하나센터와 ‘탈북학생 진로·진학캠프’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장휘국 교육감은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가면 몇 년 안에 남북 수학여행 가능할 것”이라며 “평화와 희망의 한반도를 만드는 역사적 책무에 광주시교육청이 앞장서야 하고 실무적으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도 지난 5월 8일 ‘판문점 선언에 따른 평화통일 교육 방향’을 발표하면서 북한 학생, 교사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최교진 교육감은 “세종시 학생들이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를 선도하는 역량을 기르도록 돕기 위해 한울(세종시학생회연합) 소속 학생과 평양시 학생 간의 교류 사업을 벌이겠다”며 “세종시 학생들이 북한 금강산이나 개성공단 등에서 평화통일교육 리더십 캠프를 개설토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세종시교육청이 제시한 평화통일 교육 방향에는 ▲세종‧평양 간 교사 교류 ▲평화통일교육 담당교사 북한 방문 ▲북‧중 접경지역과 백두산 현장 체험 연수 등이 포함돼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북한 원산 지역 교사와 학생 교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13일 밝혔다. 원산은 북한무역의 중심지로 부산과 닮은 점이 많은 도시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에서 ‘다같이 독서토론 한마당’을 열어 남북 고등학생들이 고전을 읽고 토론하는 기회를 가지며, 원산에 부산 고등학교 축구부가 방문해 친선 축구대회를 열 계획을 구상중이다.

남북 교사들은 서로 상호 방문해 근현대사 탐구 등을 주제로 연수를 진행하며, 학생 공동행사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오는 10월 통일교육 담당 장학사를 비롯한 교사·공무원을 독일에 보낼 계획이다. 독일의 통일교육 자료를 수집하고 현장 중심의 통일교육을 배워 남북 통일 교육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초‧중‧고 국어, 사회 교사 18명으로 구성된 통일교육지원단을 구성해 통일교육의 방향과 학습자료 개발, 통일교육 컨설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운영 중인 특색사업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를 ‘통일희망열차학교’로 발전시키는 방향을 계획 중이다. 전남도교육청은 지난달 19일 브리핑에서 “독서토론열차학교 내용은 민족의식과 통일의지를 고취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경로도 목포에서 신의주까지 잇는 한반도 종단열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은 독서토론열차학교의 ‘북한경유’를 위해 정부와 민간단체 등과 수차례 접촉하며 노력해왔다. 이에 도교육청은 통일열차의 제반 여건을 조성하고 학교와 교육지원청 단위의 다양한 통일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도 남북한 학생들의 교류를 위한 캠프를 추진중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중‧고등학생들이 직접 기획해 제안한 ‘서울-평양 학생 전통문화캠프’ 운영 신청서를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기로 하고, 24일 통일부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서울지역 중·고등학교 학생대표들로 구성된 서울학생참여위원 54명은 지난달 11일 10개의 정책제안서와 사업계획서에 대해 토론을 거친 후 채택한 제안서를 교육감에게 전달했다. 이 때 첫 번째 사업으로 제안한 것이 서울-평양 학생 전통문화교류 캠프다.

이 캠프는 서울-평양 간 청소년들끼리 전통문화를 교류하며, 학생들의 남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 캠프에서는 전통 문화 교류, 문화재, 관광지 관람, 남북 학생의 자유토론 및 자유대화, 남북 학생 평화 선언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통일부 승인 여부에 따라 학생 중심의 남북 교류 사업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고 유관기관, 민간기관 등과 연계해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