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센터, 평가 없이 시간 이수하면 훈방조치
불안 심리요인 기댄 분노조절 프로그램 정비 필요
학교폭력을 비롯해 각종 범죄로 송치된 이들을 선도하는 대안교육센터가 체계적인 평가절차 없이 가해학생을 훈방조치 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센터의 강의와 체험이 가해학생에게 어떤 효과와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야 하지만 학교와 가정으로 곧장 돌아가는 실정이다.
법무부 산하로 운영되는 대안교육센터는 전국에 총 6개로 각종 범죄에 연루된 가해학생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선도기관으로 의뢰기관의 요청기한에 따라 범죄 관련 강의와 심리검사, 명상, 극기훈련, 등산, 구금시설체험 등을 제공하고 이수한 가해학생을 훈방조치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대안교육센터가 프로그램 정비 없이 시간을 이수한 가해학생을 훈방조치 하는 데 치중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청주대안교육센터 팀장은 “프로그램을 이수한 가해학생은 곧바로 학교나 가정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사후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인력과 예산의 한계도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K고등학교 P교사는 “강의와 프로그램이 가해학생에게 미치는 영향과 효과를 파악하지 않고 의뢰기간에 따라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건 문제“라면서 “시간 떼우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서는 센터의 프로그램이 학교폭력 현장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가해학생의 원인배경을 지나치게 불안정한 심리 요인으로 분석한 것은 최근 현장의 흐름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따돌림사회연구모임에서 이혜미 교사는 “현장에서는 학교폭력 가해자의 요인을 또래 사이에서 권력관계에 치중한 나머지 의도적으로 힘을 과시하다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데 반해 대안교육센터는 여전히 불안정한 심리로 인한 우발적 범행에 근접해 있다”며 “불안한 심리에 기댄 분노조절과 같은 프로그램은 가해학생의 유형을 세세하게 분석해 제공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산대안교육센터 관계자는 “학교와 법무부, 경찰 등 기관으로부터 의뢰받는 가해학생을 센터가 자체적으로 분석해 성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학교폭력 사태가 불거진 만큼 프로그램 정비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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