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제도 개편과 관련해 공론화 의제가 확정되고, 지난 26일 대토론회가 시작되면서 공론화 의제 중 하나인 수능 평가방식에 대한 학회와 교원단체의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한국영어영문학회 등 31개 관련 학회는 지난 22일 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영어 절대평가가 학교 영어교육을 부실하게 만들었다”며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 학회는 2014년 수능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된 이후 인문계고 주당 평균 영어수업시간, 중등 영어교사 채용 인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변화를 근거로 비판했다.

인문계 고등학교 주당 평균 영어 수업시간은 2017학년도 이전에는 2학년 5~6시간, 3학년 6~8시간이었다. 그러나 2018학년도부터 2015 개정교육과정 도입으로 선택과목이 확대되면서 수능 변별력이 높은 국어나 수학을 선택하게 되면 영어 수업시수가 축소될 수 있다고 학회는 지적했다.

또 영어 절대평가가 결정된 2014학년도 이후 672명이던 공립 중등 영어교사 채용 인원이 점차 줄어 2018학년도에는 249명에 그치면서, 국어(583명→349명)나 수학(567명→322명) 교사 채용인원보다 감소율이 크다고 영어 학회는 분석했다.

영어 학회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의 결정과 시행 이후 사교육의 과목이 달라졌을 뿐, 전체 사교육비는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2014년 24만2000원이었지만 점차 늘어 2017년에는 27만1000원으로 2만9000원 증가했다.

영어 학회는 “학교 영어교육 부실화로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고, 일관성과 전문성이 결여된 영어 관련 정책이 교육현장에 위기를 몰고온다”며 진정한 미래 교육 정책의 실현을 촉구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같은날 성명을 통해 “수능 영어 절대평가는 작년에 첫 시행되어 검증하고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영어 학회의 근거는 교육현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실천교육은 “교원 선발 인원은 학생의 선택을 비롯해 교원 연령구조 변화, 교원 복수전공 활성화 및 지역적 이동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되어 결정되는 것”이며 “수능 영어 상대평가는 등급 변별력을 위해 미국인도 어려워하는 ‘킬러 문항’을 출제해 학생들의 의사소통 능력 육성 등 교육 활동 정상화에 부합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실천교육은 “상대평가에서 벗어난 학교 영어교육에서 동화, 유튜브 등을 보며 의사소통능력을 기르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며 수능영어 절대평가가 영어교육을 부실화한다는 부적절한 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초중등 영어교육 혁신에 대학 등도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