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법외노조’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당분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교조 지도부가 법외노조 직권취소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방문했지만, 청와대는 일방적으로 직권취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은 것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교조 법외노조 취소 가능성에 대해 “대법원에서 재심을 통해 기존 판결을 번복하는 방법과 관련 노동법률을 개정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대법원 재심은 언제 나올지 알 수 없다”며 “현재 정부의 입장은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이 문제를 처리한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 등이 대표 발의한 ‘교원의 노조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가리키면서 “관련 법률들이 국회에서 합의로 처리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2015년 전교조 법외노조 효력 정지 처분 사건과 관련해 재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을 계기로 전교조의 법외노조 취소요구가 강화됐다.

전교조 중앙집행위원들은 지난 18일부터 법외노조 통보 취소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조창익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19일 김영주 노동부장관을 방문, 법외노조 통보 취소를 요구했다.

그러자 김 장관은 “재판중인 사항이라 직권취소가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법률 검토 결과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청와대와도 협의해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또 “법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도 내가 단독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문제”라면서 “여러 의견을 듣겠다”고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청와대가 주무 장관의 약속을 무시하고 직권취소 불가입장을 발표한 것은 독선적 태도”라며 “분노한다”는 반응을 내놨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행정처분 직권취소는 법적으로 가능하다면서 노동부 장관은 고용노동부 법률자문단을 포함한 폭넓은 법률검토 결과에 따라 청와대와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청와대가 불가능하다고 못박아 버렸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이어 작년 법외노조 농성투쟁 중에 청와대 관계자들은 2018년 지방선거 이후 행정처분 직권취소를 통해 법외노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 한 바 있는데 그 약속을 정면에서 파기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교조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과 청와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고, 권역별 촛불집회와 전조합원 연가투쟁 등 총력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