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들에 정시모집을 확대해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지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로부터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교원단체들도 정부의 정책 추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실천교육교사모임은 2일 논평을 통해 “수능은 표준화된 평가 방식으로 미래사회에 맞지 않다. 정시 확대는 입시제도를 역행(롤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 수능은 학생들의 실력을 점수로 표준화 한 것으로, 7~8줄의 영어 문제로 학생들의 외국어 의사소통 능력을 검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실천교사모임의 의견이다.

실천교사모임은 “수능이 공정해 ‘흙수저’에게 유리하다고 하지만, 사교육 영향은 여전하다. 상류층의 경우 사교육비 지불능력에 따라 자사고‧특목고로 진학하고 있어 수능은 ‘금수저’ 전형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실천교사모임은 “교육은 ‘주입식’이 아니라 ‘이끌어 내는’(educate) 것”이라며 “현재 시도되고 있는 다양한 민주시민교육, 문예체교육 등이 다시 형태도 없이 녹아 없어지고 미래형 교육혁신도 물건너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실천교사모임은 학생부 간소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학생부는 학생부종합전형 등 입시에 중요하면서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을 안겨준다는 단점이 있었다. 또 일부는 교사의 학생부 서술 편차도 있으며, 이에 부모가 개입해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에 학생부를 간소화하거나 폐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실천교사모임은 “학생부 간소화로 학생과 학부모의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고, 생기부를 여러 교사가 공동으로 작성해 교사 개인의 편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정부의 졸속 추진에 대해 비판했다. 김재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수시, 정시 등 대입제도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매우 민감한 사안이다. 정부는 이런 사안에 있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히 검토해야 하지만 기본적인 정책 추진 과정도 이행하지 않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교육부가 중요한 교육정책에 대해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도입하는 등 국민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정시 확대와 같은 중요한 사안을 비공식적으로 논의했다는 것이 문제”라며 “대입을 위해 학생들은 오랜시간 준비하고 공부하는 만큼, 대입제도 3년 예고제처럼 사전에 예고를 하고, 예고한 내용은 바뀌지 않아야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