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동일한 자료 지자체·의원마다 보고
툭하면 긴급 외부공문으로 수업에 지장
“정기·수시·상시 데이터시스템 도입해야”
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일선 학교현장이 줄기차게 쏟아지는 외부공문에 시달리고 있다. 교사들이 매년 동일한 자료를 지자체와 의원에게 보고하면서 교수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부터 2학기 개학에 들어간 학교들은 오는 19일부터 열리는 국정감사 일정에 맞춰 자료를 제출하느라 곤욕을 치루고 있다.
지난달 29일 도의원으로부터 방과후학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경기 P초등학교는 같은 자료를 도의원과 구의원 등 의원마다 보내고 있다.
P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공문 50% 이상 줄인다고 해서 겉보기엔 공문의 양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비공문 형식으로 메신저를 통해 교감이나 부장교사에게 전달되는 문서의 양이 오히려 늘었다”고 불평했다.
일부 학교들은 기본 자료를 매년 작성해 제출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서울 E초등학교는 지난달 25일 학급당 학생수 관련 외부공문을 받고 업무포털시스템에서 자료를 추려 제출하면서 매년 같은 자료를 제출하기 위해 교사들의 시간이 뺏기고 있다고 푸념했다.
E초등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학생 수나 교원 수 같은 기본 사항은 교육지원청에서 얼마든지 확인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하다못해 학교알리미 같은 시스템을 이용해서 파악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교육재정 대부분이 국가재정으로 조달되고 일정 부분이 시도에서 보조받으면서 온갖 요구와 간섭을 받고 있다”며 “국회의원와 교육의원, 시의원의 요구자료가 교원 업무를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차세대 업무포털이 과거 시스템보다 교사의 업무를 과중시키고 있다는 불만도 쏟아진다.
경기 S초등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업무포털시스템에서 단위사업 내용에 관련된 자료를 하나하나 찾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업무포털을 획기적으로 보완해 실시간 어디에서든지 공문을 게시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학생을 잘 가르치는 교사보다 담당업무를 잘 처리하는 교사가 우수교사로 인정받는 주객이 전도된 행태에 대해 분개하며 교육지원청이 수시로 집계되는 자료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 Y초등학교 K교장은 “교육지원청이 정기, 수시, 상시 집계되는 자료를 데이터시스템을 도입해 보고 받는 기관이 아닌 보고를 지원해 주는 기관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시도교육청과 지역교육지원청, 학교홈페이지에 자료를 게시해 수요자가 직접 취사,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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