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절대평가 확대를 골자로 하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함에 따라 찬성과 반대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행 상대평가 위주의 수능시험에서 1점 일희일비는 사라지고 입시경쟁을 완화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변별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은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능 변별력 저하로 대학들이 우수학생 선발을 위해 또다른 수단을 동원하면서 입시제도가 본의 아니게 복잡해지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교육계 일각에서는 줄세우기식 과도한 입시 경쟁을 줄이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수능 절대평가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시안에는 그런 시각이 상당히 반영돼 있다.

이미 논란은 시작됐다. 문은옥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연구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수능 과목 중심이 아닌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교육계 다른 한편과 정치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꾸준히 흘러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일 자유한국당 의원모임 주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성균관대의 한 교수는 "절대평가 정책은 그 이전의 과목을 추가하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새로운 혼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수능 절대평가를 발표한 이후 대응을 잘못하면 2021년에 수능 절대평가, 내신 절대평가, 특목고·자사고 폐지 및 혁신학교 확대 등 '트리플 악재'가 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염동열 의원은 절대평가가 궁극적인 목적으로 내세우는 사교육을 없애는 효과를 낼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나경원 의원은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그에 맞는 사교육이 또 횡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박찬우 김선동 의원 등도 대체로 수능절대평가에 대한 회의론을 내놓았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7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수능 절대평가 도입 방안과 관련해 "단계적 확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91점과 100점이 똑같이 1등급인데, 어쩌다 보니 91점을 받은 나는 대학에 합격하고, 100점을 받은 친구는 떨어졌다면 그 친구가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학생들의 경쟁부담을 덜기 위해 전면 도입하자는 의견, 교육현장의 안정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확보해가며 단계적으로 도입하자는 의견으로 나뉘었다"며 본인은 단계적 확대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정진후 전 정의당 의원도 8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화에 대해 "좀 더 긴 호흡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신중한 추진을 요청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급격한 충격은 가야 할 길을 더디게 할 뿐"이라며 "교육에서 변화는 때로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옛말처럼 이뤄지기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권역별 공청회를 통한 대국민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말 개편안을 확정·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