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편의성 추구·정보이용 권한 침해” 발끈
국립도서관들이 청소년에 한해 도서관 이용을 제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립도서관이 청소년의 정보이용 권한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국립도서관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나이 제한을 시정하라는 인권위 권고에 국회도서관이 미온적인 대안을 내놔 공익성보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행정기관의 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내 모든 도서와 자료를 소장하는 납본도서관으로 운영되는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은 그동안 각각 18세와 16세 미만에 해당하는 청소년의 도서관 출입을 관행적으로 제한해왔다.
국회도서관은 입법 활동 지원이 주 업무인 점을 내세워 청소년까지 이용하게 되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사회과학계열 등 전문서적이 많아 사실상 청소년 학습용 자료는 미미한 점을 내세워 제한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역시 자료이용이나 조사,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소장 도서관자료는 16세 미만 청소년에게 해당이 되지 않는다고 잠정 판단하고, 어린이 전용 도서관에서 해당 연령에 맞는 도서와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 국립도서관이 행정적인 편의를 추구하려 한다는 지적과 함께 청소년 정보이용 권한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5월 청소년의 정보이용 권한을 확대하기 위해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옳다며 국회도서관에 시정 조치를 내리는 등 국립도서관의 청소년 이용 제한에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나 국회도서관은 입법활동 지원 업무가 일순위인 점을 들며 18세 미만 청소년 전체에게 전면 개방하는 대신 사서교사나 관공서 공직자의 추천서를 소지한 청소년에게 문호를 개방키로 해 미온적인 대책에 실망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숙명여고 예주영 교사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도서관이 공공기관으로써 공익 서비스 실현에 적극 나서기보다 행정 편의만 추구하려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청소년 이용이 업무에 지장을 준다면 일반인의 이용도 지장을 주는 건 마찬가지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청량고등학교 김승희 사서교사는 “공공기관에 해당하는 국립도서관이 전문서적 등의 정보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가공해 서비스를 확대하기보다 무작정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며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자료가 미미하다는 것도 도서관측의 자체적인 판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국회도서관 홍보실 홍성일 담당자는 “국회도서관의 주 업무가 입법활동 지원인 점을 감안해 학교장 추천에서 사서교사 등의 추천서를 소지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을 완화했다”며 이어 “청소년에 맞게 전문서적을 가공해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예산과 인력, 내규 규정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청소년 전용 국회도서관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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