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봄·8년 만에 6월 태풍 이례적
한반도 사계절 기상이변 빠르게 진행
지구온난화 등 더워지는 지구만 서술
온실·탄소 줄이기 추상적인 답변 제시
서늘한 봄, 집중호우 여름, 짧아지는 가을, 길어지는 겨울. 한반도의 사계절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과 실종된 봄이 한반도에 북상하면서 기상이변에 대한 연구와 고찰이 잇따른다. 지난달 한반도에 종착한 태풍 메아리는 8년 만에 불어 닥친 6월 태풍으로 관측 사상 처음으로 서해를 따라 북서쪽으로 이동하는 등 이례적인 경로를 보였다.
한반도의 기상이변과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천재지변이 속출하면서 기상변화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 요구되지만 교과서 이상기후 서술은 미온적이고 추상적이다.
특히 초중고 과학, 사회, 가정·기술 등 교과목에 기상이변 서술은 한 대목에 불과한 수준인데다 그나마 이상기후를 학습할 수 있는 환경교과서는 현재의 기상이변 흐름을 민감하게 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중학생 환경교과서는 총 4종으로 두산동아, 지학사, 교학사, 미래앤컬처그룹에서 출판되고 있다. 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지정할 수 있는 환경교과는 기상이변에 대해 2개~3개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4개의 교과서 모두 지구온난화 등 그동안 제기됐던 지구의 환경문제를 거론하는 수준에 그쳐 앞으로 가속화될 기상이변과 천재지변에 대한 이해를 심층적으로 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학사에서 나온 환경교과서는 3단원 지구의 환경 문제를 통해 더워지는 지구와 줄어드는 삼림, 늘어나는 사막 지역 등 2개의 소단원을 제시했다. 지구가 더워지는 온난화 현상을 통해 온실 기체를 줄이는 방안을 담고, 사라지는 삼림과 늘어나는 사막 현상을 통해 녹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래앤컬처그룹에서 나온 환경교과서도 추상적인 서술을 보인다. 7단원 위기에 처한 지구와 8단원 사라지는 생물종을 담은 미래앤컬처그룹은 지구온난화의 영향과 대책, 줄어드는 삼림과 늘어나는 사막에 대해 분석했다. 이와 함께 사라지는 생물종 단원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생물이 감소하는 원인을 밝혔다.
그러나 환경교과서의 이 같은 서술은 인력으로 막을 수 없는 이상기후 현상을 미시적으로 살피고 거시적으로 접근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환경교육센터 정현수 차장은 “한반도의 기상이변만 하더라도 매년 빠르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보통 태풍이 중위도 부근까지 올라와 제트기류의 힘에 의해 방향을 오른쪽으로 트는 것과 달리 이번 메아리 태풍은 북태평양고기압 조기 발달로 고기압 세력에 막혀 방향을 틀지 못하고 북서쪽으로 직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했던 봄, 여름 날씨와 줄어드는 일조시간, 늦은 가을과 짧은 겨울의 원인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라며 “온난화로 열대 태평양 수온이 높아져 엘리뇨 영향이 커지고 있지만 환경교과서는 최종적으로 원인이 되는 온난화 현상만 언급할 뿐 지엽적으로 원인과 과정을 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학교 분위기와 인식에 가로막혀 환경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두산동아 환경교과서를 저술한 강북중학교 김미진 교사는 “환경교육을 저차원으로 보거나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환경교육을 전문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교사나 교육과정이 부족해 고차원의 교육으로 거듭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녹색성장을 국가 기조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기존의 자료로 원인과 대책을 담는 것이 아니라 이상기후를 다각도로 분석한 최근 자료를 알기 쉽게 중학교 교과서에 각색하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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