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경감 등 애로사항 파악하려 방문
정작 학교선 손님맞이 준비·청소 분주
실컷 교육활동 성과보고만 하고 끝나
교육당국이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관내 학교를 방문하는 일명 ‘찾아가는 서비스’가 오히려 학교에 부담을 지우고 있어 불만이 터져 나온다.
교육당국의 ‘찾아가는 서비스’는 상명하달식 관행에서 벗어나 몸소 학교현장의 의견을 듣는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제도다. 그러나 이로 인해 학교현장이 며칠 전부터 손님 맞을 준비에 들어가는 등 제 2의 장학이라는 말을 듣는 실정이다.
인천의 B교육지원청은 지난 5월 관내 12개 초중고를 대상으로 학교시설 순회상담을 실시했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각 학교의 노후시설을 확인하고 시설공사에 발주하는 과정과 설계 및 시공과정 등 서비스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학교들은 교육지원청의 방문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J고등학교 관계자는 “방문 일정이 나온 후 교내 인력을 총동원해 부랴부랴 대청소를 했다”며 “손님맞이에 들인 시간과 노력으로 따지는면 장학에 버금갈 정도”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교육당국의 ‘찾아오는 서비스’가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만큼 분명한 목적 없이 온다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게다가 교육활동 성과를 보고하기 위해 담당교사들이 수업을 뒤로하고 준비하는 등 일거리만 만든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제주도 S교육지원청은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학교별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관내 초중학교를 방문했다. 그러나 해당 교육지원청의 방문을 받은 학교들은 맞춤형 행정서비스는 고사하고 프로그램 성과보고만 듣고 갔다고 푸념했다.
D초등학교 교감은 “학부모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체험활동을 보고하기 위해 담당교사가 수업 준비를 못하면서까지 매달렸다”며 “특색과제 잘 운영하라는 당부만 있었지 협의나 현안 문제에 대한 의견은 없었다”고 보여주기식 학교방문을 지적했다.
S중학교 부장교사는 “학교에서 교육활동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궁금하면 사업 보고서를 참고하면 될 일”이라며 “성과보고나 받으려 학교를 방문하는 건 수업하는 교사들을 위한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교육지원청의 찾아가는 서비스에 대한 학교현장의 비난여론이 이어지면서 차선책으로 학교 방문을 자제하고 콜센터나 웹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교육청도 있다.
대전교육청 업무경감팀 이동섭 팀장은 “현장 여론을 파악하고 교육활동 감찰이라는 점에서 학교 방문이 이뤄졌지만 불필요한 절차와 수고가 동원된다는 지적이 있어 업무경감 119 콜센터와 웹지원센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학교방문 후 개선 체감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이 팀장은 “학교현장을 방문하더라도 시기별로 공립·사립학교별로 애로사항이나 건의사항이 천차만별이어서 당장 대안을 마련하는 건 어렵다”며 “학교방문 외에도 교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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