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악취에 약품반응 사고 위험
가사실습실이 없거나 수도시설이 갖춰졌다는 이유로 과학실에서 가사실습이 이뤄지고 있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지난달 초등학년 6학년 실과시간에 과학실에서 경단 만들기를 진행한 서울 S초등학교는 교내 가사실습실이 없어 번번이 요리 실습 장소로 과학실을 내주고 있다.
이 학교는 보기 드물게 준비실과 실험실까지 갖춰져 있어 과학실이 큰 편에 속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가사실습을 비롯한 요리 실습 장소로 애용되는 실정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과학실험 안전지도 교육연수에서는 책상에 약품이 남을 수 있어 과학실에서 점심 식사나 요리를 하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지만 가사실습실이 딱히 없어 과학실이 요리실로 이용되고 있다”며 “한 반이 실습하고 나면 어마한 양의 일회용 접시와 장갑, 음료수통, 음식물 찌꺼기가 쏟아져 악취가 난다”고 말했다.
지난 2주 동안 과학실이 두부 만들기 실습실로 변모한 서울 K중학교도 고충을 토로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두부 만들기나 계란 삶기는 불을 사용해 행여 약품과 반응할까 걱정스럽다”며 “중학교는 수업 시수가 빼곡해 과학실험 하나 제대로 하기 힘든데 요리실습이 웬 말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설거지하기 편하다는 이유로 수도시설이 갖춰졌다는 이유로 과학실을 쉽게 요리 실습 장소로 생각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매주 토요일이나 방과후 수업으로 요리교실을 진행하는 학교도 곤욕 치루기는 마찬가지. 과학실에 음식물 냄새와 기름 냄새가 베여서 과학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D중학교 과학 부장교사는 “평일 오후마다 과학실에서 방과후 수업으로 요리교실이 이뤄지고 토요일마다 학급 단합대회 명목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며 “장소가 협소해 과학실이 이용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만약 사고라도 나면 담임교사뿐만 아니라 과학실 담당교사도 책임을 져야해 여러모로 불편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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