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화장품 브랜드만 10여개 ‘포화상태’
10대 겨냥한 빠른 신제품 출시로 승부
특정 제품 충성구매보다 충동구매 뚜렷
“땀에도 끄떡없는 BB, 새로 나왔어요”
저가화장품 춘추전국 시대 도래. 지난 2009년을 기점으로 나온 이 진단은 실제로 약 10여개가 넘는 저가화장품 브랜드가 출시되면서 위력을 발휘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저가화장품은 이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으로 10대 공략에 나서고 있다. 10대의 충동구매 유발을 전제로 하는 이 마케팅은 10대 소비자를 놓고 기존 업체와 신생 업체 간의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저가화장품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미샤는 초창기 ‘제품당 3300원’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로드화장품 시장에서 입점을 굳혔다. 당시 미샤는 메이컵 베이스, 파운데이션, 클렌징 폼, 마스크팩 등을 3300원이라는 가격 라인으로 브랜드화 하는 데 성공했다.
미샤에 이어 내추럴 스토리(자연 이야기)를 표방한 더페이스샵도 3300원의 제품을 선보였다. 후발주자 공주컨셉 ‘에뛰드 하우스’, 라네즈걸 ‘라네즈’, 먹는 화장품 ‘스킨푸드’, 허브 화장품 ‘이니스프리는 5000원대 내외의 제품을 출시하고, 용돈이 궁한 학생들의 지갑 사정을 감안해 옵션 성격이 강한 화장품의 가격 마지노선을 5000원으로 산정했다.
특히 스킨푸드와 이니스프리는 마스카라, 립 클로스, 틴트, 아이세도, 아이라인, 볼터치, 비비, 파우더&팩트 등 색조화장품에 자연주의를 덧붙이고 5000~7000원대 가격을 유지해 제품의 이미지와 질을 업그레이드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 타깃을 10대로 한 마케팅 성공으로 저가화장품이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면서 최근 3~4년 사이에 새로운 브랜드도 줄줄이 출시됐다. 토니모리, 네이치 리퍼블릭, 데레온 코스메틱, 뷰티크레딧의 등장으로 춘추전국 시대에 들어선 저가화장품 시장은 이제 10대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제품을 빠른 주기로 내놓는 양상을 보인다.
신제품의 출시가 빨라지면서 더불어 저가화장품에서만 보이는 특징도 있다. 한 브랜드의 특정 제품만 사용하는 충성구매보다 충동구매 형태가 뚜렷한 것. 일각에서는 새로움을 찾는 소비자의 요구와 화장품 산업의 특수성이 반영된 대목이라고도 본다.
그러나 저가화장품의 빠른 신제품 출시는 사회적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경쟁업체가 많아지면서 선택폭이 넓어진 10대 소비자의 눈을 잡기 위해 신제품 출시로 승부를 거는 구조 이면에는 ‘다품종 소량생산’ 신자유주의 정책에 입각한 저가화장품의 마케팅이 10대 청소년의 무분별한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최근 10대 청소년의 화장이 사회적으로 주목 받으면서도 동시에 끊임없이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해 미샤는 호르몬 분비로 여드름에 분비물이 많아 번들거리는 피부가 고민인 10대를 겨냥해 번들거리지 않는 BB를 선보인 후 곧바로 뽀송뽀송한 피부 연출 BB를 출시했다. 일명 체육시간 후에도 지워지지 않는다는 이 제품의 컨셉은 10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품평회를 열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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