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시급 2만원…도시·농촌학교 강사난 호소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도록 강사를 구하지 못해 새로운 기자재를 들여놓고도 영어, 수학 등 수준별 수업을 하지 못하거나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학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교과교실제와 방과후학교 등 영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수준별 수업이 갑자기 확대되면서 많은 강사들이 필요해진 상황에서 수준별 강사는 교사자격증을 소지해야 하는 까닭에 도시와 지방을 가리지 않고 강사 급구를 외치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어 학기 중 수업 공백 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의 C중학교는 지난달까지 영어와 수학 등 수준별 강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거렸다. 다행히 이 학교는 3월 말 가까스로 강사를 구해 4월부터 수준별 수업 시행하고 있다.
이 학교 부장교사는 “지난 2월부터 계속해서 영어 1명, 수학 2명, 과학 2명 등 수준별 수업을 할 수 있는 강사를 구했다”며 “학기가 시작된 3월까지도 영어와 수학 수준별 강사 신청자가 한 명도 없어 수업에 차질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영어와 수학 등 수준별 수업 수요가 많은 교과는 학기 초마다 강사를 확보하느라 학교마다 난리”라며 “근본적으로 인력풀이 많지 않은 탓도 있지만 강사 처우가 열악하다보니 2급 교사자격증을 소진한 사람들이 선뜻 맡으려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교육 없는 학교를 표방한 서울 동작구 D중학교는 지난해 2학기 동안 시간강사를 못 구해 1학년 수학 수준별 수업에 차질을 빚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16시간씩 시간당 17000원이 시간강사의 급여조건이었다”며 “시간강사 처우가 열악해 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강사 공백 사태는 지방의 읍면단위 농어촌학교에서 사정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교과교실제로 지정된 대구 S중학교는 4월이 넘도록 지금까지도 영어강사를 구하지 못해 당초 2학급을 3학급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려던 것이 무산됐다.
이 학교 H부장교사는 “영어에 한해 교과교실제가 운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월 넘어가도록 영어강사를 구하지 못해 70명 학생을 3학급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며 “기존의 2학급으로 유지한 채 1등부터 35등까지 심화반을 만들고 36등부터 70등까지 기본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반 중에는 알파벳을 모르는 학생도 있고 독해가 어느 정도 가능한 학생도 있는데 이들을 한데 묶어 수업하는 실정이어서 수준별 강사를 확보하지 못한데 따른 수업상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읍면단위의 농어촌 학교에서도 강사를 구하지 못해 수업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이 학교는 교과교실을 확보하고 새로운 기자재를 들여놓고도 정작 강사가 없어서 수업을 못하는 상황에 처했는데도 시교육청은 강사난 때문에 수업에 차질을 빚는 학교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구시교육청 교과교실제 담당자는 “강사를 구하지 못해 당초 계획했던 수준별 수업이 어렵게 됐어도 기존 학급 수에서 교내 정교사들이 수준별 수업을 하기 때문에 수업 차질은 빚지 않는 셈”이라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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