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위한 비교육적 행태 개선돼야”
“준비하는 우수교원에 무력감 조성”
교장자격증 소지 유무에 따른 영향을 밝힌 선행연구를 종합 분석한 연구결과에서 학교장 자격증 소지 유무가 리더십과 직무역량 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교장자격증을 둘러싼 교장공모제가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교장자격증이 전문성과 리더십에 무관하다는 견해로 교장공모제를 통해 교장자격증을 지닌 사람만 공모해야 한다는 주장과 일정 경력 이상의 교사도 교장공모에 응모할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대립하는 구도에 큰 파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학교혁신과 교장공모제 법제화의 방향’ 토론회 발제를 맡은 건국대 양성관 교수(사범대 교직과)는 교과부가 지난 2008년과 2010년에 각각 의뢰한 ‘교장공모제 학교의 효과분석’(나민주),과 ‘교장공모제 성과분석 및 세부 시행 모형 개선 연구’(김갑성) 등 선행연구를 분석하고 이 같이 밝혔다.
양 교수는 “선행연구를 분석한 결과 교장 자격증의 유무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면서 “오히려 직무역량과 관련된 ‘비전의 공유’와 ‘관련 협력기관의 유도’에서는 자격증 없는 교장이 자격증 있는 교장보다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를 보였다”고 보고했다.
앞서 선행연구에서 흥미로운 점도 발견됐다. 나민주 외(2008) 연구에서 자격증 유무별로 학교장의 리더십, 직무역량 등을 비교했으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교장자격증 소지가 학교장의 효과적인 직무역량을 담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교조 송대헌 교권법률지도위원은 “교장자격증을 얻기 위해 학생지도보다 근무평정이나 연수점수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비교육적 행위가 만연했다”며 “승진제도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평교사를 대상으로 하는 내부형 공모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교장자격증이 직무능력과 관련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자칫 승진을 준비하는 우수교원에게 무력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신순용 공동대표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절대조건은 아니라고 전제하고 “교장자격증을 준비하는 우수한 교원들에게 회의감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자격증이 없는 교장과 있는 교장을 모두 경험해보지 못한 학부모들은 교장자격증 유무에 대한 연구결과를 의지하기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통계상 오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좋은교사운동 홍인기 정책위원장은 “교과부가 2009년 개정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통해 6차 시범실시부터 결원 교장의 15%만 자율학교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고, 자율학교에서만 공모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며 “지난해 3월 1일자 제6차 교장공모제에서 결원 교장의 2.3%에 해당되는 학교만이 평교사가 지원할 수 있는 교장공모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제에서 6차 시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44개 학교에서 이뤄져 33%에 해당한다는 교과부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며 “교장자격증 소지자들만 지원하는 공모제 학교도 내부형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도록 교과부가 지침을 개정해 많은 시도에서 교장자격증 소지자들이 지원하는 학교들을 내부형 공모제를 실시한 학교로 통계를 잡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김문희 교원정책과장은 “내부형 공모는 형행을 유지하는 선에서 진행될 것”이라며 “내부형에 해당하는 자율학교가 1년 사이에 7배 증가해 실질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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