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중단 고교생, 일반고보다 전문계 심각
전문계고 진학 실패 후 일반고 적응 못해
다문화가정 중도입국 청소년 9,200명 추산
부모이혼·서툰 한국어·낯선 환경 학업중단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고등학생 중 학생 수 대비 비율로 환산했을 때 일반고 학생보다 전문계고 학생의 학업중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계고 진학을 희망한 학생이 입학이 좌절돼 일반고로 진학했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학교를 나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문계고의 특성화고 전환이 안착되면 향후 전문계고의 학업중단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9일 대한상공회의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사장 김세원) 주최로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한 전략과 과제’ 대토론회가 개최된 가운데 한국교육개발원 김태완 원장은 “지난 2010년 학업중단 고등학생 35,540명 중 일반고 17,419명, 전문계고 17,121명으로 숫자상 인문계 학생들의 숫자가 다소 높지만, 학생 수 대비 비율로 환산했을 때 전문계고 학생들의 학업중단이 높다”고 밝혔다.
학년 유형에 따른 지역적 학업중단도 특징을 보였다. 김 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수도권에서 학업 유예 비율이 높았으나 고등학교의 경우 일부 지방의 학업중단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근 학생들의 학업중단이 학교부적응에서 그치지 않고 다문화 가정 학생 중 중도입국 한 청소년의 학업중단 또한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과부는 지난해 5월 대법원의 자료를 통해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외국인 양자 입양 건수를 파악, 총 9,222명의 다문화 가정 학생이 중도입국 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결혼 가정 중 재혼을 통해 가정을 형성하는 비중이 30%를 상회하고 있어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한국에 동반 입국하는 아동·청소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태다.
김 원장은 “중도입국 동반 자녀들은 가정에서 이혼 경험을 갖고 있는데다 어머니를 따라 타국에 입국해 새로운 가정의 구성원이 돼야 하는 경험이 있다”며 “출생국에서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학업을 중단한 경험과 한국어가 이숙하지 않아 한국 학교 적응 어려움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업중단 학생의 정부 지원은 소원하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업중단 청소년의 지속적인 학업을 위해 대안학교와 학력인정시설을 지원하고, 여성가족부는 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한 사업지도와 특별지원, 보호 및 자립지원 등 법령으로 규정한 상태다. 고용노동부 역시 학업중단 청소년에 대한 직접적인 법 규정은 없지만 청소년의 고용 및 취업지원, 직업진로지원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지원은 청소년의 생애에 따라 지속적으로 지원되기보다 학업중단 시점부터 타 부처 사업 지원 대상이 되면서 연계 협력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국제결혼을 한 부모 중 한 명이 이전 결혼을 통해 얻은 자녀를 동반하는 경우 혹은 외국인 근로자 자녀의 중도입국 청소년을 위한 지원은 미비한 상태다.
김 원장은 “학업중단 학생을 위한 교육지원청과 기초지단체간 상호 교과부의 Wee 프로젝트,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 여성가족부의 CYS-NET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다문화가정 동반자녀의 사왕과 여건을 고려한 학습, 심리안정, 문화 등 다차원적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부처간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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