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이르면 올 연말 진보성향을 띈 새 교원노조가 결성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내 일부 조합원들이 전교조의 비민주성을 비판하며 새 교원노조를 결성하겠다고 지난 29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교조 내 모임인 ‘교육노동운동재편모임’은 “전교조가 대중성과 민주성, 진보성을 상실하며 퇴행하고 있는 데 우려를 느낀다”며 “초심을 되살려 모두가 성공하는 교육을 이뤄낼 새로운 교원노조운동을 일구기 위해 헌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편모임은 김은형 전교조 전 수석 부위원장(1∼2대), 이용관 전교조 전 정책실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까지 약 100명이 뜻을 함께하고 있으며 회원의 70∼80%는 기존의 전교조 조합원들이다. 12월 서울교사노조(가칭)를 결성한 뒤 전국 단위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전교조가 이처럼 사실상 '내부 분열'을 하게 된 데에는 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열린 2심 소송에서 패소한 전교조는 대법원에 상고하고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 가운데 전교조 내부적으로 법외노조화에 따른 위기를 타개할 대안으로 일부 조합원들이 새 노조 결성을 추진하고 나섰으나 전교조가 이를 '조직 분열 행위'로 규정하고 불허했다.

재편모임에 따르면 "27일 열린 전교조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다른 노조에 가입하면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규약을 신설해 통과시켰다"며 "이런 중요한 규약 규정문제를 조합원 의견 수렴도 없이 기습, 독단적으로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일부 조합원의 이탈 움직임에 대해서 "유감스럽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한 해프닝"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재혁 대변인은 “조합 안에서 충분히 논의하면 되는 것을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이중멤버십을 갖겠다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탈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