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설 격차 초래 … 사업마다 담당부서 다른 탓
수백억 원 가량 투자된 신설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시설 투자가 중복되면서 기존학교와 신설학교의 물리적인 환경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시설 격차는 원활한 교육과정 운영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지역간 불균형까지 초래해 의무교육 수혜자의 불만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되고 있다.
인천광역시 H고등학교는 180억 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투자해 지난해 3월 개교한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그해 교과교실제 A형으로 선정돼 15억 원을 새롭게 지원받았다. 지난해 교과교실 증축 사업을 벌인 이 학교는 올해부터 교과교실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 2006년 개교한 서울의 S고등학교도 교육시설 중복 투자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 학교는 개교하면서 넓고 쾌적한 시청각실과 음악실, 체육관을 갖추고 최첨단 멀티미디어실 기반까지 구비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영어전용교실을 설치하고 관련 시설을 보완한데 이어 IT기반 교육 시설 보수까지 지원받았다.
이 학교는 향후 5년 내 기존학교에 비해 제반여건이 갖춰진 신설학교의 장점을 살리고자 IT기반 교육 시설을 보완해 U-learning 교육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신설학교에 몰리는 중복 투자는 기존학교와의 교육시설 격차를 불러오는데다 교육환경과 문화적인 차이를 심화시키고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교과부의 교육시설 사업은 교과교실제, 영어전용교실, 과학중점학교, 친환경학교, 기숙형공립고, 자율형사립고, 기숙사 신증축, 내진보강 등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추진되는 정책에 맞춰 그때그때 이뤄지면서 단편적인 교육시설 투자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교육시설 사업 투자를 지휘하는 교육청이 사업마다 담당부서를 달리한 까닭에 교육시설 투자가 체계적이지 못한 것.
실제로 인천시교육청은 교과교실제를 비롯한 영어전용교실을 교육과정기획과가 맡고 과학중점학교 선정은 창의인재교육팀이 담당하고 있다. 반면 개발지역 학교설립은 학교설립기획단의 학교설립팀이 맡고, 자율형사립고, 기숙형고교 등은 수용계획팀이 담당한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수백 원을 들여 개교된 신설학교은 교과교실 사업 명목으로 수억 원을 또 투자받는 등 교육시설에 따른 환경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는 일반학교와의 교육환경 불균형 초래로 이어지고 있어 대안이 신속이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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