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특성화 교육 ‘별주부의 비토 나들이’ 마련
극화활동 고장 전통 승계하고 애향심 고취 계획
날 비(飛)와 토끼 토(兎)가 나란히 들어간 비토섬. 토끼가 날아가는 모습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경남 사천시 서포면에 소재한 이 섬은 충남 태안군과 더불어 조선시대 한글소설 ‘별주부전’ 배경으로 꼽히지만 무대 진원지를 놓고 각축을 벌이다 진주 한국국제대에 비토섬 전설 용역을 의뢰한 경남 사천시가 최종 별주부전 배경지로 선택됐다.
비토섬을 찾아가려면 경남 사천만을 가로질러야 한다. 사천대교를 지나 서포면으로 접어들면 섬이 보이는데, 바다에 빠진 토끼가 그 자리에서 죽어 섬이 됐다는 토끼섬이다. 토끼가 날아가는 모습이라고 해서 지명도 비토(飛兎)다. 용왕으로부터 책임추궁을 받을까봐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 곳에서 섬이 된 거북섬과 토끼가 달을 보고 날아올랐다는 전설을 간직한 월등도, 토끼부인이 목 놓아 기다리다 섬이 됐다는 목섬이 별주부전의 배경 역할을 톡톡히 한다.
오래전 섬에는 비토초등학교가 있었지만 지난 2007년 폐교된 후 학교가 없는 상태. 비토섬과 마주한 서포초등학교(교장 최은재, 사진)가 유일하게 남은 학교로 올해 신묘년을 맞은 각오가 남다르다. 사천시가 비토섬 일대를 별주부 관광지로 조성하는 사업을 2013년까지 건립할 계획이어서 서포초는 올해부터 별주부 전설을 학교특성화 교육 목표로 세웠다.
전교생이 학년별로 역할분담을 통해 별주부전을 재조명하는 ‘별주부의 비토 나들이’는 극화활동으로 고장의 전통을 승계하고 애향심 고취할 예정이다. 앞으로 진행되는 학교행사와 사천시 문화예술 행사, 거창국제연극제 등 참여하며 학교의 별주부전 전설이 깃든 고장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서포초등학교 허종룡 교감은 “사천시가 비토섬 일대를 별주부전을 주제로 한 관광단지 조성을 목표로 기념관 건립과 다양한 볼거리를 계획하고 있다”며 “비토섬이 별주부전으로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학교도 적극 동참해 특성화 교육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토섬을 무대로 한 별주부 전설
아주 먼 옛날 서포면 비토리에 꾀 많은 토끼부부가 살았다. 어느 날 남해바다 용왕의 사지인 별주부(거북)가 토끼부부를 찾아와 용궁을 구경시켜주고 높은 벼슬을 주겠다며 감언이설을 하니, 남편토끼가 임신한 아내 토끼는 남겨두고 별주부의 등을 타고 남해 바다 용궁으로 갔다.
용궁에 도착한 남편토끼는 용왕님의 병을 위해 자신의 생간을 약으로 내놔야 할 처지에 놓인다. 망연자실 후회하던 남편토끼는 정신을 가다듬고 한 가지 꾀를 냈다. 용왕에게 비토섬 월등도 산중턱에 있는 바람 잘 통하고 그늘진 계수나무(해송)에 걸어두고 왔다고 속였다. 이를 들은 용왕은 지금까지 자신들이 토끼를 속인 잘못을 정중히 사죄하고 별주부에게 명해 남편토끼를 월등도 계수나무로 모시라 명했다.
별주부의 등을 타고 육지로 돌아오던 남편토끼는 월등도 부근에 이르러 바다에 비친 섬을 보고 뛰어내리다 물에 빠져 죽었다.(비토섬의 전설) 토끼를 놓친 별주부는 용왕의 책임추궁과 벌이 두려워 용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곳에서 섬이 됐다.(거북섬의 전설) 남편을 용궁으로 보낸 아내토끼는 바다를 보면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바위 끝에서 떨어져 죽었다.(목섬의 전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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