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특성화고로 DFD 패션그룹 전폭 지원
국내외 유명 대학기업과 손잡고 협력 마련
시교육청 지원으로 전교생 장학금 혜택까지
세그루패션디자인고로 옷 갈아입는 신경여실
여고생이 만든 옷에는 가채가 있었다. 금빛 잔무늬 비녀와 알록달록 오색구슬이 새겨진 비녀가 가채를 틀었다. 19세기 조선 말, 고종의 뒤에서 천하를 호령했으나 여인으로서는 가여운 삶을 살았던 명성황후를 상징하는 가채가 옷의 모티브가 됐다. 오리엔탈리즘이 가미된 19살 여고생의 아이디어는 그렇게 참신했다. 이 작품은 전국패션디자인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부산하게 옷감을 어루만지는 여고생의 손길이 교실 풍경인 이 학교는 오는 2011학년도부터 학교 문패를 바꿔 단다. 교명은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구 신경여실, 교장 임병렬). 참된 인재를 양성하고, 디자인 예술분야를 발전하고, 자율화를 기반으로 책임의무를 다한다는 의미를 함축한 ‘세그루’가 학교 이름에 올랐다.
전문계고의 특성화 전환 움직임이 일면서 학교는 수년 전부터 패션디자인 특성화고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75년 개교한 이래 서울지역 최고의 실업교육 요람으로 자리하면서 의상학과의 선전이 향후 패션디자인 특성화고 전환에 원동력이 됐다. 학교장과 교직원들은 직접 발로 뛰며 관공서와 기업, 대학의 문을 두드렸다. 곧 패션디자인 특성화고 전환을 위한 수고는 노력의 산물로 이어졌다.
학교 법인에 속한 DFD패션그룹은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들의 취업을 돕고, 현장실습을 후원키로 약속했다. 관학 및 산학협력도 성과를 보였다. 서울시 도봉구청과 긴밀한 협약으로 관내 패션행사를 비롯한 굵직한 지역행사를 돕기로 했고, 서울여대와 한양여대, 배화여대를 비롯해 영국, 이태리, 파리 등 패션 유명대학과 손잡고 학과 특성을 살리는데 일조키로 했다. 기업과의 협약에서도 선전했다. ㈜소다, ㈜키사, ㈜진학사, ㈜보그인터네셔날, ㈜데이스인터네셔날, 일본문화복장학원 등 다양한 폐션 계열사와 상호관계를 맺은 것.
학교의 준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패션디자인 특성화고 다운 교육철학을 위해 이상봉 디자이너를 명예교장으로 추대, 정기적으로 특강을 실시할 계획이다. 경기도 하남시 디자인센터에서 학생들의 현장학습 체험도 마련됐다.
패션디자인 특성화고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패션·디자인 영재반 운영도 마련했다. 영어교육을 집중 지도해 졸업 후 해외 패션전문학교와 패션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루트를 예비하는 등 수월성 교육에도 초점을 맞춘 것.
세그루패션디자인고로 옷을 갈아입은 학교는 의상패션디자인과와 패션제품디자인과, 패션비즈니스과, 웹디자인과로 구성됐다. 학생들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는 의상과 패션제품을 학과별로 분리하고 패션마케팅과 경영, 회계 등 패션비즈니스학을 개설해 학생들에게 경영학을 전수할 예정이다.
또 학생들의 소질 개발을 위해 네일아트반, 리본공예반, 메이크업반, 손뜨게반, 관광일어회화반 등 동아리와 계발활동으로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는데 앞장서고 있다.
게다가 패션디자인 특성화고 명성답게 새로운 교복에 세심한 심혈을 기울여 국내 최초로 신소재 패션 교복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학교가 가장 심사숙고해 예비한 것은 전교생 대상 특별장학금이다. 전문계고와 지역 특성상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이 많아 패션디자인 꿈을 접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학교장의 지론이 서울시교육청의 지원과 맞아떨어져 오는 2011학년도 입학생 전원은 무상으로 교육받게 된다.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 임병렬 교장은 “전국 최초로 선정된 패션디자인 특성화 고교인 만큼 우리나라 패션계를 견인하는 인물을 배출해 낼 것”이라며 “여고생들의 감성과 열정이 깃든 작품의 탄생을 기대해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는 오는 12월 6일까지 2011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모집 학과명은 의상패션디자인과, 패션제품디자인과, 패션비즈니스과, 웹디자인과 등 총 9개 학급 288명의 여학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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