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짓고 최신 장비 구입하는데 수십억
고교다양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장인(匠人)을 육성하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추진된 마이스터고에 대한 전문계고의 반발이 여전히 뜨겁다. 여기에 최근 마이스터고의 신입생 모집 행태가 지적되고 있어 전문계고 내에서 마이스터고의 입지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마이스터고로 지정된 학교에 이미 수십억씩 예산이 지원된 데다 사실상 우수학생 선발권까지 부여받은 것과 다름없어 전문계고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스터고가 또 하나의 특성화고로 전락, 특성화고로 전환된 전문계고 간의 치열한 한줄 세우기를 우려하고 있다.
인재(人材) 뽑아 인재(人才) 양성하는 마이스터고
전문계고 교사들의 마이스터고 우려는 인재를 육성한다는 기조에서부터 시작된다. 정권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추진되는 마이스터고는 결국 학생 모집에 승기를 잡은 것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고유의 전문계고 성격을 유지하며 우수학생들을 선발하는 상고와 공고, 농고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장인정신을 표방한 학교답게 재주가 뛰어나고 학식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한다는 방향과 달리 현장에서는 마이스터고에 지원하는 학생들의 내신이 평균 30~40% 이상 올라가고 있어 신입생 모집난을 겪는 전문계고에 눈총을 받고 있다.
예산 편중에 나머지 전문계고 허우적
게다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산이 집중적으로 지원되면서 다른 전문계고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감소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이스터고에 지원된 예산이 대부분 하드웨어격에 집중 되는 것도 다른 전문계고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학교건물을 공사하거나 기숙사를 짓는 등 건축에 큰돈을 들이고, 새 장비와 시설을 마련하는 것이 마이스터고의 전부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전문계고 교사들은 마이스터고의 이러한 행태가 교육철학 부재에 의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광주의 한 전문계고 교사는 “이미 우수한 학생만 뽑아서 집중 투자하며 인재를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마이스터고는 결국 전문계고의 특목고에 지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서울의 한 공업전문계고 교사는 “마이스터고는 정권에서 취업전선에서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없게 된 전문계고의 오랜 불만을 해소해줘야 한다고 판단해 나온 정책”이라며 “급하게 추진되면서 교육철학 부재가 지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 끝나면 도루묵 될 수도
전문계고에 오래 몸을 담았던 교사들의 마이스터고 염려는 과연 지속성 있는 사업이냐다.
특히 정권 차원에서 추진된 사업은 정권이 끝나면 흔적 없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교사들의 광분을 사고 있다. 과거 노태우 정권 시절 러시아로부터 차관을 빌려 군 장비를 임대 받은 우리정부가 장비 기술자를 육성한다며 대대적으로 실업계고 학생들을 러시아로 유학 보냈던 사례가 바로 대표적이다.
서울의 한 특성화 전문계고 교사는 “마이스터고 졸업생은 2년 후 나오지만 이들이 취업 대신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도 붙잡을 어떤 제도도 없어 정권이 끝나면 실컷 돈 잔치한 사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국방부와 군대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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