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숲·교육청·지자체
발품 팔며 숲 예산 얻고
반대하는 교직원 설득
운동장이 숲으로 바뀌면서 남양주광동중학교(교장 신대식, 사진)에는 하나 둘 변화가 나타났다. 첫 변화의 시작은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이 직접 쓴 학교숲이 있어 좋다는 소감문에는 일반 학교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가득하다.
광동중 2학년 2반 오선영 학생은 “학교숲은 에너지원여서 무공해 열매를 손쉽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광동중 3,000㎡ 면적의 운동장에는 느티나무, 단풍나무, 계수나무, 미선나무, 소나무 등 목본류 140여종과 할미꽃, 하늘매발톱, 석산, 무메부추 등 초본류 200여종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농약을 치지 않아 열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변화는 수업에서도 이어졌다. 학교숲이 조성되면서 학생들에게 창의적 사고 공간이 생겨 시각이 달라졌다. 미술시간 학교숲 풍경을 담은 작품에는 학교숲 식재 1년차와 6년차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1년차 학교를 그린 그림은 자연에 비해 건물요소가 많지만, 학교숲 식재 6년차 그림은 자연요소의 비율이 높은 것.
풍경화를 그리는 수업 풍경도 달라졌다. 인터넷에서 풍경을 뽑아 그리던 학생들은 학교숲에서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장면을 담았다. 나무 둘레를 그린 작품이 있는가 하면 풀잎의 면모를 세세하게 담은 그림이 나왔다. 미시적으로 접근한 작품이 복도를 진열되자 학생들은 자신이 볼 수 있는 만큼의 풍경을 보고 담았다.
학교숲을 조성하면서 수업 양상도 변했다. 그 전에는 전혀 할 수 없었던 교육활동이 이뤄졌다. 국어교과의 글짓기, 과학교과의 생명소중함, 동식물 관찰, 미술교과 풍경 화폭 담기, 기술 및 가정교과의 동식물 기르기, 나무와 꽃 이름표 달아주기, 농작물 수확 및 낭송 등 학교숲 전시회까지 다양한 활동이 전개됐다.
풍경그리기·동식물 관찰
다양한 교육활동 가능
평소 점심·쉬는시간 활용
이렇게 광동중학교가 학교숲 가치에 주목한 것은 교실수업의 한계를 느끼면서부터다. 교실에서 쓰고 읽고 말하고 듣는 인지중심의 교육이 현장체험학습 필요성을 불러와 학교 옥외환경을 체험의 장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다.
이러한 기류를 타고 학교숲 가치를 믿는 학교관리자들이 의기투합했다. 이용도가 떨어지는 학교운동장을 학교숲으로 조성하기 위해 모래를 걷어내고 나무를 심자는 계획을 교직원에게 알렸다. 하지만 곧 반대의견이 쏟아졌다. 예산이 가장 큰 문제였고, 학교숲 관리를 누가할 것이며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중학교에서 학교숲이 어떤 교육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학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은 학교숲 가치를 실현키로 했다. 광동중 이정근 교사와 유해용 교사가 학교숲을 맡고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학교숲 공사는 2005년부터 착수됐고 상황에 맞는 아이디어와 계획으로 학교숲에 화단을 조성하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학생들의 동선과 조경 위치를 파악하며 오두막과 연못, 텃밭, 토끼장, 야생화 단지, 논을 배치했다.
학교숲이 조성되고도 이 교사와 유 교사의 연구는 계속됐다. 교실수업이 이뤄지는 건물과 운동장이 가까워 학교숲 활동이 시끄럽다는 일부 교사들의 건의를 받아 학교숲 진로방햐을 지그재그형으로 짰고, 활동범위를 숲 깊은 곳에서 하도록 지시했다. 지난달 곤파스가 불어 학교숲 일대가 피해를 입은 것도 이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다. 장마철 조경 관리법과 물이 빠지기 위해 토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배웠다.
교실수업 방해 안 받게
학교숲 진로방향 지그재그
노하우 담은 매뉴 준비도
학교숲이 생기고 교육활동이 다양해졌지만 그만큼 어려운 애로사항이 이어졌다. 일부 교사는 학생이 자유롭게 학교숲 활동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였고, 늦은 밤 사람들이 학교숲 원두막에서 음식을 먹기도 했다. 학생들을 위해 설치한 토끼장과 닭장이 허술하게 관리돼 외부 짐승의 침입으로 토끼와 닭이 사라지는 일도 일어났다.
학교숲에서 수업은 안전, 설명 등 교사의 전달을 어렵게 했다. 교사의 부담이 커 교육적 효과를 떠나 학교숲 이용을 주저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광동중은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딛고 학교숲을 지속적으로 진행, 노하우를 담은 매뉴를 생명의숲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고 있다. 학교숲을 벤치마킹하는 다른 학교를 위해서 쓰일 예정이다.
광동중학교 유해용 교사는 “학교숲은 이상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어려움과 문제가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장이 숲으로 바뀌면서 남양주광동중학교(교장 신대식, 사진)에는 하나 둘 변화가 나타났다. 첫 변화의 시작은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이 직접 쓴 학교숲이 있어 좋다는 소감문에는 일반 학교에서 보기 힘든 풍경이 가득하다.
광동중 2학년 2반 오선영 학생은 “학교숲은 에너지원여서 무공해 열매를 손쉽게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광동중 3,000㎡ 면적의 운동장에는 느티나무, 단풍나무, 계수나무, 미선나무, 소나무 등 목본류 140여종과 할미꽃, 하늘매발톱, 석산, 무메부추 등 초본류 200여종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농약을 치지 않아 열매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변화는 수업에서도 이어졌다. 학교숲이 조성되면서 학생들에게 창의적 사고 공간이 생겨 시각이 달라졌다. 미술시간 학교숲 풍경을 담은 작품에는 학교숲 식재 1년차와 6년차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1년차 학교를 그린 그림은 자연에 비해 건물요소가 많지만, 학교숲 식재 6년차 그림은 자연요소의 비율이 높은 것.
풍경화를 그리는 수업 풍경도 달라졌다. 인터넷에서 풍경을 뽑아 그리던 학생들은 학교숲에서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장면을 담았다. 나무 둘레를 그린 작품이 있는가 하면 풀잎의 면모를 세세하게 담은 그림이 나왔다. 미시적으로 접근한 작품이 복도를 진열되자 학생들은 자신이 볼 수 있는 만큼의 풍경을 보고 담았다.
학교숲을 조성하면서 수업 양상도 변했다. 그 전에는 전혀 할 수 없었던 교육활동이 이뤄졌다. 국어교과의 글짓기, 과학교과의 생명소중함, 동식물 관찰, 미술교과 풍경 화폭 담기, 기술 및 가정교과의 동식물 기르기, 나무와 꽃 이름표 달아주기, 농작물 수확 및 낭송 등 학교숲 전시회까지 다양한 활동이 전개됐다.
이렇게 광동중학교가 학교숲 가치에 주목한 것은 교실수업의 한계를 느끼면서부터다. 교실에서 쓰고 읽고 말하고 듣는 인지중심의 교육이 현장체험학습 필요성을 불러와 학교 옥외환경을 체험의 장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다.
이러한 기류를 타고 학교숲 가치를 믿는 학교관리자들이 의기투합했다. 이용도가 떨어지는 학교운동장을 학교숲으로 조성하기 위해 모래를 걷어내고 나무를 심자는 계획을 교직원에게 알렸다. 하지만 곧 반대의견이 쏟아졌다. 예산이 가장 큰 문제였고, 학교숲 관리를 누가할 것이며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이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중학교에서 학교숲이 어떤 교육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학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은 학교숲 가치를 실현키로 했다. 광동중 이정근 교사와 유해용 교사가 학교숲을 맡고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공부하기 시작했다. 학교숲 공사는 2005년부터 착수됐고 상황에 맞는 아이디어와 계획으로 학교숲에 화단을 조성하고 꽃과 나무를 심었다. 학생들의 동선과 조경 위치를 파악하며 오두막과 연못, 텃밭, 토끼장, 야생화 단지, 논을 배치했다.
학교숲이 조성되고도 이 교사와 유 교사의 연구는 계속됐다. 교실수업이 이뤄지는 건물과 운동장이 가까워 학교숲 활동이 시끄럽다는 일부 교사들의 건의를 받아 학교숲 진로방햐을 지그재그형으로 짰고, 활동범위를 숲 깊은 곳에서 하도록 지시했다. 지난달 곤파스가 불어 학교숲 일대가 피해를 입은 것도 이들에겐 좋은 경험이 됐다. 장마철 조경 관리법과 물이 빠지기 위해 토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배웠다.
학교숲이 생기고 교육활동이 다양해졌지만 그만큼 어려운 애로사항이 이어졌다. 일부 교사는 학생이 자유롭게 학교숲 활동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였고, 늦은 밤 사람들이 학교숲 원두막에서 음식을 먹기도 했다. 학생들을 위해 설치한 토끼장과 닭장이 허술하게 관리돼 외부 짐승의 침입으로 토끼와 닭이 사라지는 일도 일어났다.
학교숲에서 수업은 안전, 설명 등 교사의 전달을 어렵게 했다. 교사의 부담이 커 교육적 효과를 떠나 학교숲 이용을 주저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광동중은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딛고 학교숲을 지속적으로 진행, 노하우를 담은 매뉴를 생명의숲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고 있다. 학교숲을 벤치마킹하는 다른 학교를 위해서 쓰일 예정이다.
광동중학교 유해용 교사는 “학교숲은 이상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라며 “어려움과 문제가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