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간 교학일치 안되고 강의 질 떨어질까 우려
“역사·철학·문학서 인문학 형성, 교과부 유념해야”
고등학교에서 한국사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전락하게 된 데에 대학 교수들이 역사를 통한 인문학 중요성을 역설하며 현 초중고 역사교과서 편제와 내용, 수준에 의구심을 보였다.
이들은 대학가에서 대두되는 인문학 위기가 국가차원에서도 언급될 만큼 심각한 상황에서 인문학 뿌리가 역사교육이라는 점을 교과부가 외면하고 있어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초중고 역사교과서가 화두로 지목됐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다루는 내용과 수준이 점진적으로 깊어져야 하지만 현 교과서는 단편적으로 단어와 문장이 한 두 줄 추가되는 수준의 서술상 명목에 지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역사교과서 편제 문제가 고등학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전락해 이수하지 않을 경우 역사 관련 심화가 부족한 탓에 인문학 강의에서 초중고 수준의 역사를 또 설명해야 하는 풍경이 연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테면 정약용이 지은 목민심서를 비롯한 역사, 의학, 지리, 문학, 정치, 유학 등 500여권분량의 저서를 통해 당시 조선시대상과 정조와의 관계를 추산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정약용이 조선시대 정조 인물이라는 걸 모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학생들에게 역사적으로 8월 15일 의미가 광복절에 국한되어 있는 것도 우려를 낳는다. 1945년 8월 15일 일제치하를 끝낸 광복절과 3년 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자 남북한 분단을 상징하는 건국절을 알지 못할 수 있다는 것.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과 복기대 교수는 “대학에서 가장 많이 얘기하는 인문학 위기는 사실 역사교육에서 출발하고 있다”며 “초중고 역사교과서 편제와 다루는 내용, 수준이 대동소이한 탓에 대학생들이 인문학 강의를 소화할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역사와 철학, 문학을 통해 인문학이 형성되는데 교과부는 이점을 외면하고 있다”며 “순차적으로 봤을 때 언어 다음 역사가 왔을 때 학문을 관통할 인문학이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정태헌 교수는 “고교에서 역사과목이 선택적으로 실시되면 그 피해는 대학 강의 분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사제 간 교학일치(敎學一致)를 어렵게 하고, 강의 질을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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