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역 우수학생 몰리자 내신 커트라인 상승
일부 실거주민 학생, 지원 못하거나 낙방도
행정구역 시(市) 분류된 밀양·통영 농어촌지역
면(面) 기준 고수에 기숙형 공립고 유치 어려워
고교다양화 프로젝트 일환으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산어촌지역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자 도입된 기숙형 공립고가 일부 지역에서 교육혜택을 받아야 할 학생들이 제외되거나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흐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숙형 공립고 ‘기대효과’로 타 지역 우수 학생들의 지원하면서 합격 점수 커트라인이 상승, 해당 지역 실제거주민인 학생들이 도시나 시내의 우수학생들에게 밀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경남의 밀양과 통영에서는 농촌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상 시(市)라는 이유로 기숙형 공립고 유치가 불발되는 등 곳곳에서 기숙형 공립고에 따른 교육혜택 사각지대가 드러나고 있다.
틈새사이로 대두된 이번 현상에 대해 교육계 관계자들은 기숙형 공립고 본래 취지가 농산어촌의 교육인프라 개선으로 해당 지역 실거주민 학생들을 우선해야 하는 만큼 이들의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에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치열한 내신에 등급 갈리자
지역 6년 이상 실거주 학생
농어촌전형 가능성도 떨어져
◇ 점점 커지는 기대효과
올해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된 대구의 A고는 학부모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과거 내신 90% 학생들이 지원한다는 소문에 묻혀 외면 받다가 기숙형 공립고 지정 후 학교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교가 기숙형 공립고로 문패를 달고 신입생을 선발할 경우 최소 내신 40% 이상의 학생들이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학부모들은 보다 신중하면서도 전문적으로 A고를 내다보고 있다. 대구에서 기숙형 공립고로 운영되고 있는 현풍고나 포산고의 전례를 가지고 A고 추이를 파악하는 식이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현풍고와 포산고는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된 후 신입생의 입학 성적이 많이 올라 현풍고가 지난 2008년 신입생 내신이 20%대를 기록, 최근 내신 한 자리 추세라는 속설 아닌 속설이 학부모 사이에서 종횡무진이다.
신입생 입학 성적 커트라인 상승은 대구 시내를 비롯한 타 지역의 우수학생들이 지원하면서 나타났다. 기숙형 공립고로 지정된 학교는 기본적으로 신입생의 내신이 상승하게 되고 동시에 분위기를 타면 더 뛴다는 나름의 공식을 갖고 있다. 3년 후 신입생의 대학진학 결과에 따라 이 분위기가 정체될지 상승할지 학부모들은 눈여겨보고 있다.
기숙형 공립고의 기대효과는 농어촌 지역 특성을 감안해 시안을 짠 정책에 탄력을 받아 생긴 부산물이다. 원거리에서 등교하는 학생의 교통 불편을 해소하고 사교육 시설 미비해 학업성취 고충이 따르는 학생들을 기숙사가 구비된 공교육에서 사교육 없이 학력을 신장해 도농간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 커트라인 높아지자 실거주민 학생들 ‘울상’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실제거주민 학생들이 오히려 지원하지 못하거나 입학에서 고배를 마시는 등 기숙형 공립고 교육혜택을 받아야 할 실제 수요자들이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실거주민 학생이 기숙형 공립고에 들어가더라도 우수 학생들이 대거 몰리면서 갈리는 내신으로 인해 ‘내신 별따기’ 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기숙형 공립고 실거주 6년 이상 학생들도 지역균형에 의해 학교별 학교장 추천 3명을 선발하는 농어촌 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으나 치열해진 내신에서 전교 3등 안에 들기란 무리수라는 발언도 있다.
때문에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을 볼 수 있는 실거주 학생들이 내신에서 상위 등급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 인문계고보다 학습 분위기나 시설에서 좋을지 몰라도 내신 받기가 어려워 수능시험에 전력을 쏟게 되고, 그런 만큼 교육과정 운영이 국, 영, 수 등 주요 과목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숙형 공립고 유치 어렵고
농어촌전형 없는 농어촌서
“교육정책 유연성 발휘해야”
◇ 경직된 행정에 교육혜택 제외된 농촌지역
게다가 기숙형 공립고가 고수하는 경직된 정책으로 교육혜택 사각지대 놓인 경우도 있다.
경상남도에 위치한 밀양과 통영은 전형적인 농산어촌이지만 행정구역상 시내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는 이유로 시(市)로 승격됐다.
이 때문에 밀양과 통영은 여건과 환경이 전형적인 농촌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행정구역상 시(市)라는 이유로 기숙형 공립고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같은 이유로 이미 대학 입시에서 농어촌특별전형 혜택에서 제외돼 이에 따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이 같은 사정에 처한 농어촌지역은 열악한 교육여건에 우수학생들이 대도시나 시내로 빠져나가는 인재 유출 문제까지 겪고 있어 이중삼중으로 교육혜택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밀양시교육청 중등교육과 송경순 장학사는 “도농 복합도시인 밀양이 단지 행정상 시(市)라는 이유로 각종 교육 혜택에서 불이익이 있어 어려움이 많다”며 “실제 거주민인 학생들이 교육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정책의 경직성 때문에 우수학생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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