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경 기자]  인성교육진흥법 시행과 함께 당장 올해 대학 입시 인성평가를 강화하겠다던 정부 정책이 번복됨에 따라 수험생들의 입시준비에 큰 혼선을 주고 있다.지난 1월 황우여 교육부장관은 국정 업무보고에서 “대학입시에서 인성 요소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 8월 ‘대학 입시 전형 과정에서 인성 항목만 별도로 계량화해 평가하거나 독자적 전형요소로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발표했다. 불과 6개월만에 대입 평가 우선순위 항목을 번복한 셈이다. 이에 올해 대입을 치르는 수험생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정책에 큰 혼란만 겪고 있다.

정부의 '인성평가 강화' 방침은 사실 상 보류됐지만, 대학 자체 인성평가 계획은 크게 변화되지 않는다. 입학사정관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은 물론이고 내신 종합전형에서는 매년 인성평가가 강화돼 왔다”며 “학생부종합전형 실시가 곧 지원자의 '인성'을 본다는 의미”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보는 '인성'은 과연 무엇일까? 수험생·학부모들은 "인성평가로 '착한' 아이를 뽑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지만, 대입에서 평가하는 인성은 이와 다르다.

대학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인성 항목은 ▲공동체의식 ▲성실성 ▲책임감 ▲리더십 ▲배려 ▲협력·소통이다. 정부의 '인성평가 강화' 발표 후 몇몇 학교에서 선행상·봉사상 등이 늘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런 상을 받은 것만으로 인성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아니다. 김경숙 건국대 입학전문교수는 "대학은 지원자가 책임감·공동체의식·성실성·리더십 등 인성 요소를 학교생활 속에서 어떻게 길렀는지를 서류·면접 평가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차정민 중앙대 선임입학사정관은 "봉사상·선행상 수상자를 평가 시 눈여겨보기는 하지만, '왜 이 상을 받았는지'도 반드시 확인한다"며 "이를 뒷받침할 만한 활동이 서류에서 입증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성평가는 학생부의 특정 항목에서만 진행되는 게 아니다. 예컨대 출결상황으로도 '성실성'을 판단할 수 있지만, 만약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과목 반장으로서 ~한 모습을 보였다'는 기록이 있다면 이것으로도 성실성이나 리더십을 가늠할 수 있다.

대부분 입학사정관들은 “인성평가도 결국 ‘학교생활 충실도’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입 인성평가는 학교교육을 통해 잘 길러진 학생을 뽑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