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된 선행학습으로 인해 만 5세가 되는 영유아들이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한글 교육을 받고 있으나 제대로 배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시민단체 좋은교사는 지난 8일, 학생들이 단어의 친숙 여부에 따라 정답률이 큰 차이가 드러나며 선행학습으로 인해 교실 내 학생들간의 수준 차이가 발생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음을 주장했다.

0세~5세 영유아 사교육에서 가장 많은 비율인 약 50%를 차지하는 것이 학습지이고 이 학습지 중 한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79.8%다. 이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 직전에 이미 교과서 선행학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이는 대다수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과정에서 이뤄지는 한글 교육에 대해 신뢰성이 떨어진 것에 대한 반증이라고 봤다.

여기에 EBS뉴스 설문조사를 인용해 학부모들의 한글 인식 조사 결과를 덧붙였다. 학부모 중 31%는 당연한 것이라 답변했으며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서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질 것 같아서라고 답변한 비율도 각각 25%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러한 선행학습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입학 직전 아동 읽기쓰기 연구(박순경 외 2015)에 따르면 영유아의 경우 친숙한 단어의 정답률은 83.05%~94.66%지만, 친숙하지 않은 단어는 정답률이 35.54%~51.28%로 49%~42% 차이가 존재한다.

여기에 전국 14개 교육청 소속의 초등학교 교사 2,14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국회 유은혜 의원실, 2015) 내용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많은 초등학교 교사들 중 55.6%가 교실에 “한글 읽기, 쓰기가 심하게 부진한 학생이 있다”고 응답했다. 즉, 어떤 학생은 한글 선행으로 이미 2학년 수준에 달해 1학년 교과서가 지루하고 또 어떤 학생은 한글을 전혀 몰라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지 고충을 겪는다고 한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열악한 지역이나 농․산․어촌 등의 경우, 한글 학습 부진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도시 지역에 비해 더 많다고 제시했다. 해당 지역에서 1~2학년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교사 중 34.7%가 읽기, 쓰기 부진이 10%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경남대학교 한글읽기과학연구단에서도 영유아 및 초등학교 1~3학년의 한글 교육의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만4세, 5세, 초등학교1~3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각 200명을 연구한 결과 한글 읽기, 쓰기 부진이 14~20% 존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글 읽기, 쓰기 부진아동은 전체 아동보다 읽기 쓰기 과제의 수행에서 1년 이상의 지연을 보였다.

특히, 한글 읽기, 쓰기 부진 아동 중에 민글자(자음+모음, 받침 없는 글자)를 모르는 학생은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크게 줄어들었지만(입학 전 2월 48% → 초1학년 6월 7%) 받침이 있는 글자(자음+모음+자음)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계속 모르고 있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초1 6월 76% → 초2 6월 34% → 초3 6월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