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연구소의 부실 운영과 불필요한 전시용 공개행사로 지적을 받아온 대학연구소들이 이러한 양상이 생기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연구소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단일한 평가지표를 꼽으며 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특히 정기적으로 평가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단일한 평가지표가 문과대, 공학, 예체능계 등 연구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논문 수에 토대를 둔 현 평가지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 그동안 대학연구소들이 개최한 세미나가 발표자와 논평자만 참석하는 등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던 관행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일련의 지적에 대해서는 과감한 통합과 구조조정, 지역사회 또는 국가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시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서울 시내 A대학 생활과학연구소 관계자는 연구소 특성을 고려한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며 “대부분의 생활과학연구소는 생활과학대학의 모든 학과가 참여하는 연구소로 식품영양학과는 이과계열이지만 의류학과와 디자인학과는 인문계열에 속해 융합 학문 연구소로 봐야 한다”고 밝혔했다.
현행 생활과학연구소에 대한 평가는 인문계열연구소 평가기준의 평가와 자연계열연구소 평가기준으로 각각 평가한 뒤 평균을 내 최종 평가가 나오는 등 현행 평가 기준으로는 통합 계열 연구소의 실제 실적이 평가 절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자연과학계열과 인문계열 연구소가 다른 기준으로 평가받는 것처럼 통합계열 연구소 평가 기준이 따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주장은 예체능계 연구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체능의 경우 논문보다 공연 중심임에도 불구하고 공연에 대한 항목이 없어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공연을 세미나로 취급해서 평가하는 경우 규모와 행사 성격을 고려했을 때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논문 중심의 평가 지적도 이어졌다. 기본적으로 평가지표에서 논문 실적 배점이 높다보니 인문학 연구소들은 성과를 논문 저술보다 책으로 내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한편 대학연구소 부실 운영 지적에 대해 한 국가 연구기관 연구원은 “신중한 협의를 통해 과감한 통합과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보수적인 대학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내실을 기하기 위해 지역사회나 국가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인력과 재정을 활용하고 잠재력 있는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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